복수국적·주식백지신탁 예외 적용 과기부, 특별법 제정안 입법예고 기술 이전료 발생땐 보상금 지급
지난해 6월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는 장면. 항우연 제공
'한국형 NASA(미 항공우주국)'로 출범하는 우주항공청이 최고의 민간 전문가 영입을 위해 주식백지신탁 예외 허용과 외국인·복수국적자 임용 등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적용한다. 또한 '과(科)' 단위의 프로젝트 조직을 1주일 내에 신속하게 구성·해체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탄력적인 조직을 운영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안을 2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주항공청을 공무원 조직의 혁신모델로 만들기 위해 각종 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했다. 특별법에는 우주항공 분야 정책과 연구개발, 산업육성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우주항공청을 설치하고, 전문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운영하기 위한 원칙과 기능, 특례 등을 담았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 산업부 등 부처가 개별 수행하던 우주항공 관련 기술개발, 산업육성 지원, 인재양성, 우주위험 대비 등의 기능을 일원화해 맡는다. 또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해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고, 우주항공청장을 새로운 위원으로 추가한다. 우주항공청장은 우주위원회 실무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우주항공청은 과기정통부 소속 행정조직으로, 청장과 1차장, 본부 체계로 구성된다. 우주항공청 내에 별도의 본부를 설치해 우주항공 연구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전담토록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우주 관련 연구기관의 거버넌스는 특별법 하위법령에 넣어 마련하겠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구상이다.
탄력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기존 공무원 조직과 달리 다양한 특례를 적용한다. 과 단위의 프로젝트성 조직을 기술과 산업 현황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령에 따라 신속하고 유연하게 구성·해체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과 조직 설치에 3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우주항공청은 훈령을 통해 1주일 이하 새로운 과를 만들거나 없앨 수 있다. 기존 전체 직위의 20% 이내에서 채용할 수 있는 민간 전문가 임용 범위를 높여 전문성에 기반한 조직으로 운영한다.
특히 우주항공청에 최고의 전문가들이 올 수 있도록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한다. 연봉 10억원 이상을 받아 근무할 수 있도록 현행 공무원 보수 수준을 초과해 급여를 책정했다. 보수가 낮아 공직 진출을 꺼리는 민간 전문가 영입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기업인 등의 공직 진출에 가장 큰 장애물였던 주식백지신탁 예외를 허용하고, 외국인과 복수국적자도 채용할 수 있게 했다.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료 발생 시 연구자에게 보상금도 지급한다.
채용 권한은 우주항공청장에 위임해 경쟁 또는 비경쟁으로 신속하게 채용하도록 하고, 계약에 따라 임용·면직이 가능한 유연한 인력 운영을 지원한다. 근무형태나 퇴직 후 취업에서도 유연성을 줬다. 외부 기관 파견과 겸직을 일부 허용하고, 민간 전문가의 퇴직 후 취업과 업무취급 심사를 우주항공청장 관할에 뒀다.
이와 함께 재정의 안정성과 자율성 확대를 위해 기재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에 따라 예산 자체 전용이 가능하고, 기금을 설치해 우주항공 기술개발, 산업 진흥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기금은 기금수입원 마련 등을 위해 2년 간 유예를 두고 설치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부지는 경남 사천에 마련된다.
과기정통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법안을 확정하고, 상반기 중 국회 제출과 의결을 거쳐 연내 우주항공청을 개청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특별법을 통해 우주항공청에 최고의 인재가 유입되고 이들이 전문성을 주도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무원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꿈과 도전의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경제 개척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