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달러서 한달 새 5달러대로
불황 장기화에 수요 회복 더뎌
빅4,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3조
업계 "실적 악화 길어질 수도"

일일 정제마진 추이. 정유업계 제공.
일일 정제마진 추이. 정유업계 제공.
정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한달 새 절반 수준인 배럴 당 5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이맘때 배럴 당 13.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순식간에 손익분기점(배럴 당 4달러 안팎)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중국이 시진핑 3기 출범식이 될 양회를 기점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예정이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단기간에 되살아날 지는 미지수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체들의 실적 내림세가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월 넷째주 배럴 당 13.5달러를 기록한 지속 하락세다.

2월 첫째 주에는 9.7달러로 내려오더니 2월 둘째 주 7.2달러에서 이달 셋째 주와 넷째 주에는 5.9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이 5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으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경유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 시행을 앞둔 이달 초 석유 선적을 늘렸고, 유럽 역시 석유 비축을 늘린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과 유가 하락으로 적자로 돌아선 만큼 1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손실은 1조2932억원에 달한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창 국무원 총리가 주축인 '시진핑 3기' 출범식이 될 양회가 내달 3일 열리면서 경기 부양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수요 회복은 미지수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요 회복이 어느 정도 선까지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를 포함해 상반기는 녹록치 않다"며 "중국 정부의 투자 규모에 따라 반짝 수요 회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국제경제 자체가 고물가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어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올해 내내 이어질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우크나전쟁의 향방도 올해 2분기 실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는 폴란드로 향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석유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향후 러시아 원유 공급 상황과 유럽연합의 석유제품 제재조치 영향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세준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종합팀 차장은 "향후 원유시장은 경제적 변수 뿐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변동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해당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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