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돈 잔치'에 이어 빅테크(대형 IT 기업) 업체들의 간편결제 수수료율을 도마 위에 올린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수수료율 공시제도가 다음 달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결과를 살펴본 뒤 손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간편결제 업체들로부터 수수료 공시와 관련된 자료를 요구, 면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첫 공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전점검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전자금융업자 수수료 구분관리 및 공시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들에게 오는 3월 말까지 결제 수수료율을 공시하도록 했다. 공시 대상은 간편결제 거래규모가 한 달 평균 1000억원 이상인 업체다. 최초 공시대상 업체는 네이버파이낸셜, 쿠팡페이, 카카오페이, 지마켓, 십일번가, 우아한형제들, 엔에이치엔페이코, 에스에스지닷컴, 비바리퍼블리카, 롯데멤버스 등 총 10개사다.

간편결제 업체들이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에는 결제수수료 및 일반 상거래 서비스와 관련된 기타수수료가 포함돼 있는 만큼 적정 수수료율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간편결제 업체들은 결제수수료와 기타수수료를 구분해 공시하게 된다.

그동안 신용카드와 달리 간편결제 업체들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자체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카드사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연매출 10억~30억원 가맹점 기준으로 각각 1.85%, 2.7%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한다.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0.8∼1.6%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연 매출 3억원 미만의 소상공인 사업장에 부과하는 수수료율은 네이버페이가 0.9%, 카카오페이가 1.7%로 0.5% 수준인 카드사의 3배가 넘는다.

핀테크 업체들은 카드사 수수료와 결제대행(PG) 및 선불결제 수수료 등이 포함돼 있어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특히 일부 업체들이 부과하는 수수료에는 오픈마켓 입점 및 프로모션 수수료 등도 포함돼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수수료 자체가 신용카드와 기능적으로 달라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면서 "결제수수료와 기타수수료가 구분되면 어느 정도는 불필요한 논란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업체들의 공시가 이뤄지면 결제수수료와 기타수수료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금감원도 수수료율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간편결제 수수료율이 카드사와 비교해 다소 높은 측면이 있는데 카드사의 문제인지, 핀테크의 문제인지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수료율 공시가 이뤄지면 추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은행권에 이어 빅테크를 겨냥하고 나선 것이 은행권 공공성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과점체계를 깨기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에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인터넷은행·핀테크 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핀테크기업이 은행산업의 건전한 경쟁을 위한 '혁신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기술 주도 금융혁신이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으로 귀결되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금융혁신'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를 방문해 인터넷전문은행 및 핀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를 방문해 인터넷전문은행 및 핀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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