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깡통전세나 영끌 갭투자 등으로 경매에 넘어가는 주택이 늘어나면서 경매 사실을 숨기고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전세사기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 카페, SNS 등에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홍보해 직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이 많아 봄 이사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임대차계약에 서툰 2030세대가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은행 이자를 내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경매에 넘어간 주택을 임대 시장에 내놓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매에 넘어가기 전 최대한 많은 이득을 보기 위해 월세보다 주기가 짧은 '주세'가 등장하고, 일부 집주인들은 경매 사실을 고의로 숨기고 전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경매진행 사실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인터넷과 전단지 광고를 통해 직거래를 유도하고,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제시하지 않거나 등본 상의 임의경매 개시결정 부분을 지워 제시하는 방법으로 임대계약을 체결한 집주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매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이런 전세사기 유형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와 경기도 집합건물 중 강제경매가 등기된 부동산은 각각 6134개, 1만1956개로 집계됐다. 두 곳 모두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주세'가 늘어나는 이유도 경매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해석했다.

경매 낙찰 이후 집주인의 소유권이 넘어가는 것을 이용해 낙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주세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다만 주세의 경우 경매사실을 미리 알리고, 보증금을 거의 받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월세와 전세계약을 체결할 경우 임차인이 대항력을 얻지 못해 보증금을 그대로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인터넷과 SNS 등에 값싼 보증금과 임대료를 홍보해 사회초년생과 대학생 등을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중개사를 통할 경우 미리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해 경매등기 유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직거래의 경우 임대인의 말만 믿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일부 악성 집주인들은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조작해 임의경매 내용만 지운 뒤 임차인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중개사를 통하지 않는 직거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제공하는 보증금반환보증 상품도 이용할 수 없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나현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싼 가격에 혹해 무작정 집주인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며 "계약 전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하거나 공인중개사를 통해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이런 전세사기를 막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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