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하 국수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57)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아들 전학 처분에 정 변호사가 불복해 소송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여론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변호사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자식의 일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피해 학생과 부모님께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국수본부장에 임명된 정 변호사는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동급생에게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가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2017년 한 유명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던 정 변호사의 아들은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달 동안 언어폭력을 가해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부모로서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려고 했지만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돌이켜보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전학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것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변호사의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전날 KBS는 경찰청이 정 변호사의 아들 학폭 문제와 이에 따른 전학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도 이번 인사결과에서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정 변호사의 아들이 동급생 A군에게 "제주도에서 온 돼지", "좌파 빨갱이",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의 폭언을 했으며, 평소 친구들에게 당시 고위 검사였던 아버지를 언급하며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14년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부대변인을 지냈고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 부공보관을 거쳤다. 2020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퇴직해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로 일했다.
정 변호사는 26일 국수본부장으로 2년 임기를 시작한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