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로 2035년 설계 후 건설 결정
2050년 핵융합 전력 상용화 목표
원자력발전소 1기의 '절반' 출력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 구축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전경. 핵융합연 제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 구축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전경. 핵융합연 제공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실증로 건설을 위한 청사진이 나왔다. 올 상반기 중 실증로 설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예비개념설계에 착수해 2035년 공학설계를 마치고, 같은 해 실증로 건설 여부를 결정한 후 2050년대에 핵융합발전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종호 장관 주재로 '제18차 국가핵융합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핵융합 실현을 위한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개념'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핵융합은 핵분열을 통해 전기를 얻는 원자력 발전과 달리,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핵융합 실증로는 핵융합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생산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제작되는 것으로, 핵융합발전 상용화 전 마지막 단계다.

우리나라가 짓는 핵융합 실증로는 전기출력이 최대 500㎿ 이상으로, 원자력발전소 1기의 통상 출력(1GW)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 장치의 내부 원통 지름은 7m 이내로, 핵융합연이 구축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1.8m의 4배 정도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7개국이 프랑스에 짓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6.2m보다도 크다.

설계 수명은 40년 이상으로 일반 대형 상용원전과 비슷하고, 규모 7.0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지어진다. 국내에선 핵융합연이 2008년 KSTAR를 구축해 최초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한 후 2021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30초 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50초 이상 운전을 위해 내부 플라즈마 대면 장치 중 하나인 탄소 디버터를 텅스텐 디버터로 바꿔 10월부터 플라즈마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50초 운전에 성공하면 24시간 운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300초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026년 예비개념설계에 이어 2030년 개념설계, 2035년 공학설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어 ITER의 목표인 에너지 증폭률 10배 달성 여부를 확인한 후, 핵심 기술 확보와 핵심 부품 국내 조달, 핵융합 발전 경제성 등을 고려해 실증로 건설을 결정한다. 정부는 핵융합 실증로의 단계적 설계와 동시에 핵융합 공백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 R&D 로드맵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핵융합발전을 위한 연료인 삼중수소를 핵융합로 내부에서 스스로 만들어 연료를 자급하는 유효 자급률을 1 이상 확보하고, 핵융합로 노심 내벽에서 중성자·리튬 반응으로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증식 블랑켓'을 유럽연합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핵융합에너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위협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가는 도전적인 분야"라며 "국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ITER 이후 실증 단계에서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주도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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