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한국공학대 기계공학과 교수
지난달 5일 교육부는 '교육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고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고등교육 재정확대, 규제개혁 등 상당한 고민과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워낙 난제이다보니 지역과 대학의 위기를 해소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우리나라 대학 입학정원은 2021년 기준으로 국·공립대 16.0%, 사립대 84.0%이다. 수도권 입학정원은 약 40%, 지방은 약 60%이고, 광역시 24.5%, 비광역시 36.3%로 파악된다. 대학 입학가능 인원 추계를 보면 2020~2024년은 감소기, 2025~2031년은 유지기, 2032~2040년은 다시 감소기다. 유지기인 현 정부 기간이 대학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골든타임 시기에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인구감소 규모를 고려할 때 수도권보다는 지방, 국립대보다는 사립대, 광역시보다는 비광역시 소재 대학의 위기가 예상된다. 사실 비광역시 중소도시 대학의 폐교는 주민의 생존과 관련된다. 생활SOC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청사진 마련은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때문에 골든타임 시기에 지역과 대학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는 구조조정 청사진과 추진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이러한 시각에서 이번 교육부의 교육개혁에 대해 몇가지 정책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정원감축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많은 대학들이 구조조정 문제로 교육혁신에 몰두할 수 없으며,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그 피해는 학생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정원이다. 정원 감축량은 입학 정원과 입학자원 규모를 고려해 감축량을 산출하고, 감축량의 일정 비율은 전국 대학에서 균등하게 감축하며, 나머지 비율은 광역자치단체별로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해 감축량을 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렇게 하면 지방대학 위기에 대한 고통분담과 국민 생활 관점에서 학습자 생활권을 고려한 대학 정원을 설계할 수 있어 국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단, 전국 단위와 권역별 감축비율 결정은 중앙정부가 하기보다 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 대학 관계자들이 스스로 협의해 하도록 했으면 한다. 그래야만 구조조정 동력이 생길 수 있다. 정원 감축에 대한 의사결정이 마무리돼야만 변화의 시기에 모든 대학들이 진정한 교육혁신에 몰두할 수 있다.

둘째, 광역자치단체별로 정원 감축 등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할 때 국토의 균형적인 관리와 노동시장 인적자원 수급 측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국토 균형관리 측면에서 광역시와 중소도시 정원 감축 상생설계가 필요하고, 노동시장 인적자원 수급 측면에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적정 인원 설계가 필요하다.

다만 추진과정에서 모든 지역과 모든 대학을 지키기엔 인구 감소 규모와 속도가 매우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무조건 시장경제 논리로 대학을 구조조정하는 것도 지역의 생존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지역 경쟁력 측면에서 질서 있는 축소 전략 마련이 필요하고, 중앙부처보다는 지자체가 중심이 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광역자치단체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은 바로 이러한 점에 착안해 진행될 필요가 있다. 모두를 살리라고 재정과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축소시대 지역민의 삶을 고려해 대학 구조개혁 최적 설계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했으면 한다. 정원 감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대학의 재정적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적인 재정 지원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재정지원은 교육혁신에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대학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사이언스파크, 산업클러스터 등 교육적 성과를 일자리 창출, 즉 공간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도록 대학 운영의 걸림돌을 과감하게 제거하는 규제개혁도 뒤따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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