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두달만에 단독 재상장 발표
닥사 차원 상장폐지 결정 뒤집어
코인원 "거래지원종료 사유 해소"
"유통량 속인 코인… 투자자 우롱"

위믹스 로고.
위믹스 로고.
거래량 기준 국내 3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이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하는 위믹스 코인을 재상장하면서 업계가 떠들썩하다. 가장자산 거래 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출범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사전 교감 없이 단독으로 재상장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코인원은 닥사의 회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유통량 공시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 문제로 닥사 차원에서 위믹스를 공동 상장 폐지한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이다. 업계에선 "암호화폐 유통량을 속여 투자자들을 희롱했던 위믹스에 코인원이 면제부를 줬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 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단독으로 위믹스 거래 재개 허용한 코인원= 코인원은 16일 "위믹스 종목을 한국 원화(KRW)로 직접 사고팔 수 있는 WEMIX·KRW 거래기능을 제공한다"고 공시했다. 입금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거래는 오후 6시 이후부터 가능하다.

코인원 측은 "위믹스는 유의종목 지정사유에 해당됐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실행하고 해당 조치에 대한 자료를 모아 코인원에 거래지원심사를 신청했다"며 "거래지원시 발생했던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제출 자료와 거래지원종료 사유에 대한 개선 및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뒤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원칙적으로는 코인이 특정 사유로 상장 폐지 됐더라도 이 사유가 해소된 경우 재심의를 거친 후 재상장되는 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거래지원 심사 시 닥사가 마련한 공통 가이드라인에 따른 필수 항목을 포함해야 하긴 하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각 사의 자체 거래지원 심의위원회 절차와 기준에 따라 내리게 되는 구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상장 종목이 최근 크게 사회적 물의를 불러일으켰던 코인인데다가 협의체 차원에서의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던 첫 사례인 만큼, 코인원 단독의 재상장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닥사 관계자는 "닥사가 상장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긴 하지만, 거래지원 결정은 각 거래소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 당시에는 모든 회원사가 만장일치로 동의하면서 일치된 결론이 나왔었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기준과 규정을 만들고 있지만 워낙 새로운 사례들이 계속 생겨나다 보니 (이런 불협화음은) 불가피한 과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닥사와 나머지 원화 거래소들은 물론 금융당국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업계의 전언도 나온다.

◇적자로 수익성 회복 급한 코인원= 일각에선 코인원의 자금 사정이 생각보다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인원 2대주주(보유지분 38.42%)인 게임업체 컴투스홀딩스의 지분법 실적으로 반영된 코인원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은 순손실 32억원이다. 지난해 말 FTX 사태 등 가상자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4분기 적자는 더 커졌다. 컴투스홀딩스 4분기 실적에 반영된 '관계기업 투자손실'은 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연동 후에도 예상보다 큰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마음이 조급했던 것 같다"며 "지난해 코인원이 적자를 내면서 컴투스홀딩스의 투자손실이 커진 만큼 대주주의 압박이 가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컴투스홀딩스는 본업인 게임부문 호조에도 불구하고 관계기업 투자손실 등 비현금성 평가손실 영향으로 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믹스 코인 재상장으로 매매가 급증하면 코인 거래소의 큰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코인원이 정한 위믹스 거래 수수료는 0.2%, 출금 수수료는 0.05 위믹스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이후 위믹스는 코인마켓 거래소인 지닥과 게이트아이오, 쿠코인, 후오비, 바이비트, 등 해외거래소에서 거래돼왔다. 코인원에서 매매가 시작될 경우 국내 거래량이 크게 늘 수 있다. 국내 거래소 지닥에서는 이날 거래량 폭주로 오전 한 때 일시적 접속 불안정과 서버 마비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평소 거래량이 많지 않은데 갑작스럽게 위믹스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일시 서버가 다운된 것으로 보인다.

코인 통계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는 이날 오후 3시 40분 전거래일 대비 55.5% 이상 치솟은 개당 2551원에 거래됐다. 총 공급량(9억5942만2 위믹스) 기준 시가총액은 2조4000억원을 웃돈다.

◇"투자자 우롱하는 코인원"= 코인 투자자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지난해 11월 24일 상장폐지 결정 당일 위믹스는 하루 만에 2200원대에서 700원대로 70% 가까이 급락했다. 직전년도 고가 2만8000원대와 비교하면 약 97% 폭락한 수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하루도 안 돼 3000억원이 증발했다. 상장 폐지 당시 위믹스 발행사인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와 자회사 위메이드맥스도 각각 20%씩 하락 마감한 바 있다.

무엇보다 유통량 허위 공시 등 문제가 재차 발생할 경우 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코인원이 추가 피해자를 양산하거나 시장 신뢰 자체를 깨뜨릴 수 있는 '악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상장폐지 될 정도로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있었는데 두 달 만에 해결된다는 것도 웃긴 상황"이라면서 "개별 거래소의 선택이긴 하지만 이번 재상장은 닥사라는 공동 협의체에 대해 '불협화음'이라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고,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도와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업권법 마련 이전에 자율적인 형태의 투자자 보호와 신뢰도 제고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던 여타 거래소의 자구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위믹스가 업비트나 빗썸 등 다른 거래소에 재상장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종목 상장 관련해서는 위믹스뿐 아니라 어떤 코인도 접수, 신청, 검토 등 사안이 보안에 부쳐진다"라면서도 "예상치 못한 재상장에 업계에서도 다들 놀란 눈치"라며 상장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한편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유통량을 속인 사실이 뒤늦게 발각돼 지난해 10월 27일 유통량 계획 정보의 신뢰성 문제 등으로 유의종목에 지정됐다. 이후 해당 문제 해결을 위한 소명절차를 거쳤으나 12월 8일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 문제로 거래지원 종료가 결정됐고 법원에 상폐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모습. 연합뉴스 제공.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모습.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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