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비례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복수안을 2개로 좁히려다 결론을 못 냈다.
대신 지난 2020년 총선 직전 도입된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부터 수술대에 올리는 쪽으루 기울고 있다. 거대양당이 비례대표만 입후보하는 위성정당을 만들어낸 '꼼수' 재발부터 막겠다는 것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16일까지 이틀째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을 논의한 결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존폐와 개선방안을 먼저 테이블에 올렸다. 또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이번 주 양당 지도부와 국회 전원위원회 일정을 합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조해진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장은 이날 소위 직후 "정개특위의 일차적 소임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부터 논의하고 선거제 개편안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과 당의 총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방식인 만큼 당 차원의 논의와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당초 오늘 회의는 지난번 워크숍(지난 5~6일)에서 정리된 4가지 개편안을 2가지 안으로 조절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의 존폐·개선 문제를 우선 정리하자는 데 위원들이 '긴급 동의'했다"고 전했다. 4개안은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전면적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등이다.
당초 여야는 선거제 개혁 초안이 담긴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전원위에서 집중논의할 방침이었으나, 전원위 일정부터 가시화하자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의장에게 이처럼 요청하겠다며 "(총선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이날 국회에서 남인순 정개특위 위원장 등이 참여한 선거제 관련 의원 토론회를 별도로 가졌다. 장경태 당 정치혁신위원장은 "전원위를 포함해 오는 4월10일까진 논의를 완료해야 하므로 가급적 3월10일까진 당내 논의를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선거제 현행 유지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있으나 시간을 두고 논의하겠다는 태도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의를 꺼냈던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며 "국민을 대표하는 선거제 개편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 위원장도 "선거제 개편 논의는 국회의원 한두 명을 어떻게 뽑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삼권분립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선거제 개혁 논의 드라이브를 걸던 김 의장도 준연동형비례제를 우선 수술 대상으로 올렸다. 그는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그동안 선거법 개정 논의와 시도 중 최악의 상황이 위성정당의 출현"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누가 맡아서 해도 위성정당 출현을 막는 선거제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에서 조해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