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숙련공·구직자 3D업종 기피
일손부족에 외국인까지 현장투입
최저임금 수준에 비정규직도 원인

"일손을 구하지 못해 환갑을 넘긴 고령자나 외국인,여성들까지 조선소 현장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경남 거제에 있는 한 조선사의 채용담당 직원은 16일 "조선 수주가 다시 호황기에 진입했는데, 숙련 근로자나 젊은 구직자들이 '3D(더럽고,위험하고,어렵고)' 일이라고 조선소 일을 기피하는 바람에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울산시 동구청과 동구시니어클럽, 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는 며칠전 업무협약을 맺었다. 노인 일자리와 연계한 조선업 취업을 알선하기 위해서다. 취업대상 연령을 따로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보통 65세 안팎에서 알선이 이뤄진다고 동구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역 내 여성들을 현장에 투입중이다. 삼성중공업 기술연구원은 지난해 말 거제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함께 지역 내 여성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LNG(액화천연가스)선 특수분야공정 전문여성인력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며, 이 과정에 참여한 42명 중 32명의 여성 구직자의 취업을 알선했다.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긴급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4월 외국인력 고용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고 지난달까지 외국인 기능인력에 대한 고용추천 2257건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외국인력 총 2000여명이 이달 중으로 조선업 현장에 새로 배치된다.

그럼에도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27년까지 조선·해양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은 현재 인력 대비 4만3000여명이 더 필요하다.

특히 젊은 노동자들이 유입되지 않는 점이 문제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선박 도장 인력 2786명 중 20대는 132명으로 전체의 4.7%, 30대는 428명으로 15.4%를 차지했다. 20~30대 근로자의 비중이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수도권과 먼 입지, 그리고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임금수준에 일자리 이중구조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또 다시 불황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이 인력난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조선업 상생협의체'에서 일자리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하청업체의 저임금 구조 해소를 요구하자 대형조선사들이 "조선시황이 개선돼야 가능한 얘기"라며 난색을 표했다.



국내 대형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는 지난해 기간제 근로자만 집중해서 늘렸다. 아직까지는 적자인데다 정규직으로 뽑았다가 또 다시 구조조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압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도 조선업체들의 채용공고에는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급여조건에 비정규직을 뽑는다는 공고만 수두룩하다.

이장현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노동인력 문제의 원인은 결국 임금과 입지"이라며 "용접 등 숙련 인력은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에서 일하면 수도권 근무에 임금도 높기 때문에 유인책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졸 인력도 문제가 크다"며 "전자, 자동차 등은 임금이 높기 때문에 굳이 조선산업에 머물려 하지 않고 선배들이 타 산업에 취업해서 수도권 고임금을 받는 사례가 있으니 기준이 달라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정부와 지자체, 조선사들이 조선업 인력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 외국인, 여성까지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모습. 연합뉴스
정부와 지자체, 조선사들이 조선업 인력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 외국인, 여성까지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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