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늘려 500만달러 이상 투입
반도체관련법 등 대응에 공들여
IRA 영향, 현대차·한화도 확대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자국 우선주의 경쟁 심화에 국내 기업들의 대미 로비 자금이 지난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미국의 정치감시단체인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각각 500만달러가 넘는 금액을 미국 정치권 로비에 집행했다.

삼성이 지난해 미국 연방정부와 의회에 집행한 로비 금액은 579만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로비 금액이 417만달러로 전년 기록이었던 372만달러를 뛰어넘은 삼성은 지난해 4분기에도 추가로 160만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집행하며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과 함께 국내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대미 로비 비용이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집행한 로비 금액은 527만달러로, 지난 2021년 말 인텔으로부터 인수한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집행 비용도 포함됐다. 전년 로비 금액이 368만달러 수준이었는데 1년 사이 43%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렇듯 지난해 양사의 로비 금액이 급증한 것은 최근 반도체 공급망 불안에 따라 미국에서 관련 법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지난해 가장 집중한 이슈는 지난해 1월 미국 연방하원이 발의한 '미국혁신경쟁법(USICA)'이다. 이 법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상원이 발의한 '미국경쟁법(ACA)'과 함께 같은 해 하반기 '반도체 과학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해당 분야에서 총 29건, 14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집행했다. 또 미국에 반도체 설비투자를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25%의 세액공제 제도를 지원하는 '반도체증진법안(FABS Act)'에도 대규모 로비 활동을 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등의 첨단장비 수출 제한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미국의 반도체법 지원 기업을 대상으로도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고려하고 있어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로비 업무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된 것과 관련해 전기차와 배터리,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로비 비용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대미 로비 비용으로 현대차 234만달러, 기아 102만달러로 총 336만달러를 투입했다. 주로 미래 항공 모빌리티(AAIM)와 IRA 관련 분야에 로비를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큐셀도 지난해 로비 자금으로 90만달러를 집행해 전년보다 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