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정치권 압박에 절차 원점
구현모 現대표 공개경쟁 재도전

구현모 KT 대표가 'KT 파트너스데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구현모 KT 대표가 'KT 파트너스데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KT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이 또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최종후보로 구현모(사진) 현 대표를 확정했던 지난 결정 사항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하기로 하면서 경영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EO 재공모 결정에 앞서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대표 선임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며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것으로 공식화했다.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목소리를 내면서 구 대표가 자세를 낮추고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구현모 현 대표를 주주총회에 추천할 차기 대표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5차례의 연임 적격 심사와 7차례의 경쟁 심사 과정을 거친 후 내린 결정이다. 앞서 심사위원회는 구 대표가 단독 후보로 추천받는 대신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추가 심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약 2개월 만에 이사회는 이 같은 결정을 백지화하고 공개 경쟁 방식으로 또 다시 차기 대표 선임을 추진키로 했다.

국민연금의 반대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경선 절차가 '깜깜이'로 이뤄져 KT CEO 선임 절차가 불투명하게 이뤄졌다며 연일 압박이 이어졌다. KT 이사회가 이날 공정성·투명성·객관성을 강화한 공개경쟁 방식을 채택하고, 사내 이사진이 대표 후보 심사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앞서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 및 개선 현황' 세미나를 개최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를 통해 "소유분산 기업들의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하지 않은 대표연임 결정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사회가 절차를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담보해 그간 의혹을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차기 대표 공모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연임 여부는 미지수다.

차기 CEO 공모 이슈가 이어지면서 KT 이사회에서는 전 정권인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됐던 이강철 KT 사외이사가 사임했다. 구 대표는 외국인 기업인 최초로 몽골의 CTO(최고기술경영자)로 위촉돼 희토류를 비롯한 몽골 광물자원의 국내 공급에 나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우수한 경영실적을 내놨지만 국민연금 등의 시선을 돌려세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어떤 인사들이 손을 들 지 관심이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선정한 대표이사 후보 심사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이사회가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주주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최적의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을 받아 심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코로의 변신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은 구 대표와 경쟁할 만한 실력과 지명도를 갖춘 인사가 있는지는 미지수"라며 "구 대표가 스스로 연임을 포기할 때까지 압박을 넣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3번의 경선이 치러지면서 KT가 정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나인기자 silkni@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나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