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당대표 적합도 安 오차내 추월 여론조사 묻자 '당대표 예상' 조사로 부인
安 상승 '나경원·유승민 불출마' 영향 인정하면서도 "尹 반대의지 같으니까…"
安에 "가출 인수위원장" 딱지도…장제원 "尹-金 일체" 이철규 "安은 반윤행보"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그룹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도 상승세가 뚜렷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 "대통령하고는 반대쪽 입장에 있는 분"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철새', '민주당의 피'에 이은 낙인 공세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최근 친윤 실세 그룹은 김기현 의원을 "대통령과 일체화"한 당대표 후보라고 거듭 띄우고 나선 데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안철수 의원에 "반윤(反윤석열)" 딱지를 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양자대결에서 자신을 오차범위 안으로 제쳤다는 뉴시스 의뢰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안 47.5% vs 김 44.0%), 세계일보 의뢰 한국갤럽(안 60.5% vs 김 37.1%) 여론조사 결과로 '흐름이 조금 불리한 것 같다'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단 "김기현 38.5% 대 안철수 37.1% 이게 데일리안(의뢰) 여론조사공정이란데서 한 발표"라고 반박했는데, 이는 '당대표 예상' 여론조사였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왼쪽) 의원 지난 1월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장제원(가운데)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역구 당협위원장 겸 현역인 배현진 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왼쪽) 의원 지난 1월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장제원(가운데)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역구 당협위원장 겸 현역인 배현진 의원.<연합뉴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전국 성인 최종 1005명을 설문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달 31일~2월1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428명(표본오차 ±4.7%포인트)은 당대표 적합도 다자대결에서 안 의원에게 약 1주일 전 조사대비 9.4%포인트 오른 43.3%의 지지를 보낸 반면, 김 의원은 4.0%포인트 하락한 36.0%여서 오차범위 내 격차로 선두가 바뀌었다.

다자대결 방식으로 한 '당선가능성' 설문은 '윤심(尹心) 후보'로 불리는 김 의원이 여전히 유리한 경향이 보인다. 다만 김 의원은 44.4%로 가장 앞섰음에도 지난 조사대비 4.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안 의원은 지난 조사대비 12.3%포인트 오른 41.0%로 따라붙었다. 앞서 "당정 혼연일체"를 주장하던 나 전 의원이 친윤 실세 장제원 의원 등의 "반윤 우두머리" 낙인 끝에 지난달 25일 불출마 선언하고, '여론조사 배제' 룰 변경 등으로 극도로 불리해진 유승민 전 의원도 31일 "의미가 없다"며 출마를 접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하게 된 과정에서 조금 반감이 생겼던 분들도 계실테고, 유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으니까 아무래도 유 전 의원이 가졌던 대통령에 대한 반대 정서, 대통령에 대한 강력 비판의지가 안 의원과 겹치지 않냐"며 "안 의원은 대통령하고는 반대쪽 입장에 있는 분이니까 그런 면에서 겹치는 지지층이 거기에 모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 여론조사(여론조사공정)를 한 것 보니까 제가 이기는 것으로 나온 건 의미 있는 변화"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나 전 의원을 돕던 전직 의원과 전직 당협위원장 등을 대부분 흡수했다고 주장하며 "같은 뿌리", "같은 바탕", "같은 색깔"을 연이어 강조했다. 안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돕는 김영우 전 의원이 장제원 의원과의 통화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 균열 의혹'을 띄운 데 대해선 "윤심 호소인이 등장한 것 아니냐"며 "계속 (나에게) 윤심팔이하지 말라 막 그렇게 하는데, 저는 한번도 윤심을 판 적 없다. 김심만 팔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제가 대통령하고 만찬회동한 것이 관저에서 두 번 있었다 하는 기사가 있었는데 제가 한번도 그걸 발설한 적이 없다"면서 "언론이 거꾸로 정보를 입수해서 확인 요청해서 '나는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한 것 외에는 죄가 없다"고 스스로 재조명했다. 한술 더 떠 "(윤 대통령과) 식사 만찬을 하고 오찬을 하고 한 것이 관저 그것뿐이겠나. 사저에서도 있었고 또 제3의 장소에서 있었고 수시로 티타임도 하고 몇 시간씩 얘기도 했다"며 "수시로 계속 통화하고 대통령과 소통하는 사람이 너무 우리 여당의 대표로선 중요하다. 그런 저도 한번도 윤심을 판 적도 없다"고 내세웠다.

그러면서 안 의원을 겨냥 "갑자기 윤심 호소인이 등장한 것같은 느낌이 든다. 대통령을 제발 그런 데 끌어들이지 말고 자신의 상품으로 경쟁하시라"며 "안철수란 상품과 김기현이란 상품 갖고 경쟁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젠 좀 그렇게 당당해지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윤 대통령과 관계를 예상하면서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가출'한 사태는 저는 처음 봤다"며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요직에 등용되지 않았다, 장관에 등용되지 않은 다음에 잠적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철규(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장예찬(왼쪽) 청년재단 이사장의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장 이사장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철규(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장예찬(왼쪽) 청년재단 이사장의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장 이사장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이날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일원인 이철규 의원이 안 의원을 공개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으로 "(안 의원 측이) 김장연대의 균열을 운운하며 당심을 어지럽히는 모습이 금도를 넘었다. 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있는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이니 윤심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수행에 태클 걸던 분"이라며 "김 의원은 경쟁자들이 그토록 비난하는 윤핵관도 원조 친윤도 아니다. 그를 응원하는 건 그가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대조했다.

그러면서 "당원동지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스스로의 정체성을 밝히고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것이 올바른 길"이라며 "스스로 '반윤' 행태를 보이면서 당심을 사기 위해 '윤·안 연대'니 '김·장 균열'이니 하는것은 당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쏘아붙였다. 지난해 옛 국민의당 대선후보직을 내려놓고 윤 대통령과 단일화하고 인수위원장직도 역임한 안 의원에게 '정체성'을 추궁하고 나선 셈이다.

또 다른 실세 장 의원도 지난달 31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열린 같은 당 김성원 의원 지역구 의정보고회에서 "대통령과 일체화한 대표를 뽑아 우리 당을 완벽하게 윤석열과 함께 가는 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대통령과 일체화된) 그런 분이 여기 온 것 같다. 누구냐"고 청중에게 물었다. 참석자들이 연단에 선 '김기현'을 외치자 "잘 아시네"라고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 아이돌스타처럼 나타난 분이 계시다"고 김 의원을 적극적으로 띄웠다.

국민의힘 전대 선거관리위는 최근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제34조'를 들어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해당한다"고 회의를 거쳐 당내 안내했지만 실세들의 '입심'은 여전한 형국이다. △후보자 선거대책위원회 참여 △후보자 지지선언(지지발언 포함) 및 기자회견 등 배석 △후보자 후원회 참여 △선거인단(책임당원·일반당원·대의원 등)에 대한 특정후보 지지강요 등을 '구체적으로 할 수 없는 선거운동'으로 명시했지만 아직 후보등록 기간(2~3일)이란 점을 비롯해 면피 근거만 제공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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