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보고회서 의견차 금감원 "이용자 보호안 도입" 업계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디지털자산시장 업권법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 자산시장의 이용자 보호 및 전통 금융시장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공적 규제를 마련하되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시장 육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다만 업권에선 당국 측에서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개최한 '디지털자산의 미래 - 신산업·규제혁신 TF 연구결과 보고회'에서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현재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적지 않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 환경 마련에 힘쓰고 있으나 규모가 작은 거래소일수록 단기간의 집중 투자가 경영상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미비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인의 국내 거래소 이용 △법인의 시장참여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금융사의 가상자산시장 진입 의 허용 등을 건의했다.
연계 은행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다음달 5일 '페이코인'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는 다날의 안영세 상무는 "영업활동 제한 등 행정지도를 잘 따랐음에도 2021년 9월 넣었던 사업자 신고서가 올해 초 불수리 결정이 났다"고 토로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 회장은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은행계좌 발급 거래소는 1개(고팍스)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특금법 시행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를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금융당국의 정책의도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내달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디지털자산안심거래법) 의 국회 심의를 앞두고 주요 정책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용자 자산 보호와 불공정거래, 자율감시 책임 등 불공정거래 규제방향 등이 논의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이용자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정합성을 고려해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입법됐다. 현행 디지털자산 시장은 특금법 상 신고의무, 자금세탁방지의무, 정보보호 관리체계,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고객별 거래내역 분리,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등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이와 관련, "현 규제의 핵심은 가상자산사업자로 하여금 일정한 사항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 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국제기준인 FATF 권고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일 뿐 제도화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고객확인 의무, 의심거래보고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긴 하지만 설립 인허가, 자본금 규제, 영업행위 규제,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는 전무하다는 분석이다.
정 변호사는 "이러한 디지털자산의 수탁, 예치, 보관, 운용 서비스와 관련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공정성,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는 상당히 미비한 상황"이라면서 "그림자 규제를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디지털자산 평가 시스템을 구축과 공시체계 수립, 가상자산발행(ICO) 근거법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전인태 카톨릭대 교수는 이를 위해 통합시세 제공 시스템 구축과 기존 금융사의 디지털자산업 진출 허용, 법인 투자 허용, 거래소에 대한 실명 발급 은행 확대 등을 정책 개선 방향으로 제언했다. 또 평가시스템에 대해서는 "최소 3개 이상의 독립적인 기관으로 구성된 평가기관을 두고 한 두개의 독과점 형태로 시장을 지배하거나 거래소 등과의 유착관계를 이루지 못하도록 하며,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적절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사업자의 자율 규제 필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현재 가상자산거래소 업계는 지난해 6월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를 발족하고 거래지원분과, 시장감시분과, 준법감시분과, 교육분과 등을 각각 운영, 시장 참여자의 도덕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규제 도입 시 고려할 측면으로 △이용자 보호를 위한 포괄적 규제체계 도입 △전통적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리스크 점검 △국제감독기구 및 해외 감독당국과의 국제공조 강화 등을 꼽았다.
안병남 금융감독원 디지털자산 연구팀장은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감독체계는 국가별 디지털자산 정책목표, 금융시장 성숙도 및 금융당국의 감독역량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가진다"며 "미국, EU,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금융당국이 담당하는 사례가 있으며, 국제감독기구에서도 디지털자산에 대한 규율체계 확립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동욱 FIU 가상자산검사 과장은 "미래 발전가능성과 함께 위험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 보호 위한 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며, 큰 틀의 변화 촉구하는 사안인 만큼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FIU는 올해 가상자산사업자의 내부통제 등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정착 유도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1월 현재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총 36개사로 원화마켓 5개사, 코인마켓 22개사 등 27개 거래업자, 지갑·보관업자 9개사가 영업 중이다.이 과장은 "금융정보분석원은 가상자산사업자의 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AML) 이행여부를 현장검사 등 방식으로 코인마켓 사업자 및 지갑사업자에 대한 AML 체계 구축 및 운영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차명, 비정상적 거래 등 자금세탁위험이 높은 부문을 선별해 의심거래보고, 고객확인의무 관리·운영 상황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3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5차 민당정 간담회 현장. 사진 신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