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때 적자 누적 비판 의식한듯 "과거 따져 책임 부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어떤 대책 강구할 것인지가 더 중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최근 불거진 난방비 폭탄과 관련해 "(서민 고통을 경감할)재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횡재세 부과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가격을 조정하지 않아 누적적자가 급격히 불어났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과거를 따져 문제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미래에 어떤 대책 강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즉답을 피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전쟁이나 경제 상황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정부가 대책 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남 탓을 하는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는 이전에 '핀셋 물가 지원금'이라는 형태로 물가 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을 비롯해 30조원 가량의 정부 지원을 하자며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정부로부터 뚜렷한 답을 듣지는 못했다"면서 "그러나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일이고, 기존 핀셋 지원금 5조원에서 바꿔 다시 정부에 대해서 약 7.2조원 정도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제안을 드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국민 난방비 고통을 줄여드리는 방법을 정부·여당과 협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실 우리 정부가 부자들 세금을 깎아주기 위해 했던 노력의 극히 일부만 가졌어도 이 문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설 밥상민심에 난방비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되자 이 화두를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난방비 에너지 바우처를 2배로 확대하고, 취약계층 160만 가구에 대한 추가 가스요금할인을 골자로 하는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난방요금이 급등하는 상황이어서 국민적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말대로 이번 난방비 문제가 '대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문재인 정부가 난방비 문제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전기요금은 2021년 4분기 한 차례만 인상됐다. 이마저도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3원 올리는 데 그쳤고 이후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전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최근 적자는 30조원을 넘어섰고, 한국가스공사 역시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발전 연료비 상승분을 적용하지 않으면서 누적적자가 9조원에 달하게 됐다. 최근에서야 요금을 올리며 정상화에 나선 부분만 잘라 비판한 셈이다.
특히 횡재세 부과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연료비 등락으로 인한 정유사 등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손실이 적지 않았던 만큼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가 가격을 통제해 벌어진 일에 기업이 책임만 떠안는 모양새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참석한 민주당 지자체장들은 노인가구·장애인 가구·노숙인 시설·지역 아동센터 등에 난방비를 집중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시장은 "경기도는 일선 시군의 41만 2000명의 도민, 2600여개의 시설에 따뜻한 온기를 전할 것"이라며 "기초 지자체의 재정 형평 감안해 100% 경기도 예산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염 부시장은 "경기도는 남 탓하지 않고 도민의 삶만 바라볼 것"이라며 "민주당은 한파와 난방비 폭탄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도민이 한 분도 없도록 이재명 당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난방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