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수요 부진에 업황 악화
삼성전기, 4분기 영업익 68% ↓
LG이노텍도 60% 하락 어닝쇼크
"1분기엔 못보던 숫자 보게될 것"

글로벌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여파로 업황이 악화하면서 제조업에 본격적인 한파가 불어닥쳤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첫날인 25일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나란히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두 기업도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비용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에 의한 중간재 가격이 올랐고,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예견된 상황이었다고 진단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올해 기업 체감경기는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조9684억원, 영업이익은 101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68% 줄어든 수치다. LG이노텍은 중국 록다운(봉쇄) 조치에 따른 애플의 아이폰14 생산 차질 장기화 등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170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61.8% 감소했다.

앞서 잠정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9% 급감한 4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역시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넘게 줄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3분기 이후 10년여 만에 첫 영업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493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고, LG화학의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4% 감소한 3338억원, 금호석유화학은 72.65% 급감한 1136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에 제품 가격 하락에 침수 피해 복구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영업손실 4000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전망은 더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3조9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대로면 지난 2011년 2분기(3조7500억원) 이후 12년 만에 3조원대 영업이익을 찍게 된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72%나 급감한 숫자다.

익명을 요청한 삼성전자 임원은 "올해 1분기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숫자를 보게 될 것"이라며 실적부진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LG전자도 영업익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줄줄이 이어질 기업 어닝 쇼크에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우려까지 나오는 만큼 전문가들은 정책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 부진의 원인이 비용 증가와 관련이 높아 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방인이 현재 가장 중요하다"며 "또 규제를 개선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의 실적이 4분기에 안 좋아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 활동을 살리기 위해서는 투자세액공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한나·전혜인기자 park27@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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