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민주노총 압색에 ‘공개 반발’ 진중권…“철 지난 레퍼토리의 단순 반복”
국정원 관계자 “수년간 내사 진행해오다 증거 확보…강제수사 필요성에 따라 법원서 압색 영장 받아”
국민의힘 “北의 지령 받고 간첩 활동 벌인 지하조직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어”
정의당 “사전협 없이 곧바로 체포작전 하듯이 대대적인 공권력 투입…과도한 공권력 남용”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간첩단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지하 조직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방첩당국은 전국 각지에 결성된 북한 연계 지하조직을 총괄하는 상부 조직인 '자주통일 민중전위'가 민주노총에 침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는 "철 지난 레퍼토리의 단순 반복"이라면서 "'꼴통 짓'도 업그레이드 좀 해라"고 일침을 놨다.

진중권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 링크와 함께 "이번에 복귀한 애들 작품이겠지"라고 추측하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국정원이 민주노총을 압수수색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하기 위해 이같은 글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정원이 민주노총을 상대로 '간첩단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데 대해 국민의힘은 "더 늦기 전에 뒤틀린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반면 정의당은 "사전협의 등도 없이 곧바로 체포작전을 하듯이 대대적인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과도한 공권력 남용"이라고 반발했다.

국정원과 경찰은 민주노총 간부 등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정부 활동에 나선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민주노총 관계자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수년간 내사를 진행해오다 증거가 확보돼 강제수사 필요성에 따라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관 30여명은 전날 오전 9시쯤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민주노총의 항의로 1시간 가까이 대치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변호사 입회하에 진행하자"며 맞섰고, 수사관들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사무실로 진입하려 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공안 통치의 과거로 회귀"라고 규탄했다. 한상진 대변인은 현장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정부 이후 많은 것들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조합원들과 같이 저지하며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하(왼쪽)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김희서 정의당 대변인. <박정하 의원실 제공, 김희서 SNS>
박정하(왼쪽)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김희서 정의당 대변인. <박정하 의원실 제공, 김희서 SNS>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의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벌인 지하조직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면서 "간첩 활동을 자행한 조직은 전국에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로 진보정당과 노동자 단체를 중심으로 암약해왔다. 현직 국회의원의 전 보좌관도 북한에 암호문을 통해 정보를 보고했다는 의혹이 불거질 정도로 우리 사회 깊숙이 침투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국정원이 오늘 민주노총 서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민주노총도 간첩 조직에 연결돼 있다는 것"이라며 "정보당국은 민노총 조직국장 등 4명이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했고 이들의 지령을 받아 반정부 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그간 노동자의 권익 보호가 아니라 주한 미군 철수, 대통령 퇴진 등 정치 구호,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데만 혈안이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민노총 지도부가 왜 노동자가 아닌 북한 김정은 정권의 희망 사항을 대변해왔는지 그 이유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범죄 혐의 수사에는 여러 단계와 방식이 있다"며 "더욱이 압수수색 대상이 특정 개인이고, 그 장소가 노동자들의 자주적 대표 조직인 노총임을 감안할 때 사전협의 등도 없이 곧바로 체포작전 하듯이 대대적인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과도한 공권력 남용이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이 이렇게 무리하게 나서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반노조 기조에 기반해 민주노총을 소위 '간첩단 사건'의 온상인 것처럼 낙인찍으려는 술책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특히 서울시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등 최근까지도 공안사건을 조작하고도 사과와 반성 한 마디 없는 국정원의 전력을 봤을 때 민주노총 내에 간첩혐의자가 있다는 국정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신뢰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