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친윤계’ 맹폭…“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
나경원(왼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나경원(왼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3·8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두고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가 당 대표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오른 나경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에 이어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나경원 부위원장에게 사실상 '공개 경고장'을 날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친윤계가 전당대회 룰을 당심 100%로 바꾼데 이어, 나 부위원장의 '당 대표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는 행태를 직격한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0일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지난해 모 라디오 방송에서 "유승민을 배제하려고 별별 수단을 다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100대 '빵(0)' 할 거라 생각 못 했다"며 "골대를 왜 옮기겠느냐. 자기들이 찬 볼을 넣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유력한 당 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나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이 '출산 시 대출금 탕감' 정책 카드를 꺼내고, 전당대회에도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에 대통령실은 즉각 '선 긋기'로 맞대응하면서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지난 5일 나 부위원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심각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도 신혼부부나 청년에 대한 주택 구입, 전세자금 대출과 관련한 지원책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충분한 측면이 있다"며 "조금 더 과감하게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고 헝가리 사례를 언급했다.

헝가리는 저리로 40세 미만 초혼 여성에게 최대 4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5년 이내 1명의 자녀를 출산하면 대출이자를 면제한다. 또 2명의 자녀를 낳으면 대출액의 3분의 1 탕감, 3명 이상 출산 시 대출액 전체를 탕감해준다. 이 제도를 도입한 해인 2019년 9월 기준 헝가리 혼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해 가시적 효과를 보였다.

아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아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이후 지난 6일 나 부위원장은 KBC 광주방송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와 관련해 "많이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며 출마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시사했다.

같은 날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나 부위원장의 발언을 공개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브리핑에서 "어제 간담회에서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견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치적인 것은 제가 말씀드릴 계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공식적으로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꺼낸 저출산 대책 검토 의견 반대와 전당대회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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