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윤계는 '당권주자들은 내년 제22대 총선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친윤 주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인천에서 4선을 한 윤상현 의원은 울산 지역 4선의 김기현 의원(전 원내대표)을 겨냥하자 김 의원은 4일 수도권 출마론을 "곁가지"로 일축했다.
부산 출신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도 전날(3일)자 복수의 매체를 통해 "수도권 출마론은 지역 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라며 김 의원을 감싸며 윤 의원을 공격했다. 두사람은 옛 김무성계와 친박(親박근혜)계로 나뉘어 대립한 바 있다. 윤 의원 측은 김·장 의원의 과거 언행을 싸잡아 "내로남불 연대"라고 맞받았다.

같은날 김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수도권 출마를 떠나서 모든 것을 걸고 승부해야지 수도권 출마한다는 건 무슨 '좁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벽을 쳤다. 그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가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이치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본령은 무시하고 곁가지에만 집착하는 꼴"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또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 여부와 당의 승리가 무관하다"며 2020년 미래통합당 대표로 21대 총선을 지휘했다가 참패했지만 '정치신인'이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 대구에 지역구를 두고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를 끌어들였다. 그러면서 "수도권-비수도권으로 갈라치기하는 정치공세"라고 '수도권 연대' 측을 질타했다.
지난달초 주호영 원내대표가 수도권/MZ세대 인기를 당대표 조건으로 들었을 때도 김 의원은 서울 출신의 황교안 대표 시절 총선 참패를 거론하며 방어했고, 장 의원이 당 지도부 공개비판으로 대리전을 치른 바 있다. 김 의원 후원회장을 맡은 신평 변호사도 김 의원 주도 공부모임에 초청된 자리에서 안 의원과 주 원내대표를 동시 공격해 전선이 확고해졌다.

또 윤 의원은 '내로남불 연대' 비판 배경으로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2012년 1월17일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초선 소장파이던 장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님들에게 전부 '적진 출마'를 요청한다", "민주통합당 간판급 후보 주자들의 과감한 승부수엔 뭔가 반드시 이뤄보려는 치열함이 보이는데 한나라당은 안주하려고만 한다"고 비판한 것을 상기시켰다.
당시 장 의원은 "한나라당 중진 선배님들은 뭐하시나. 아무도 적진에 뛰어드시질 않으시나. 그냥 국회의원 한번 더 하려면 자신의 지역구에 나가시라. 역시 한나라당은…통탄하다"고도 했었다. 윤 의원은 "소장파였던 장 의원이 이젠 꼰대가 됐는지, 격전지에 뛰어드는 기개를 패륜이라고 표현한다"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고 비꼬았다.
윤 의원은 또 이날 김 의원의 지난해 5월초 발언을 겨냥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에 앞장섰던 안 의원님께 (성남 분당갑이 아닌)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공개적으로 등을 떠민지 1년도 안 지났다"며 "인수위원장이란 이유로 험지 출마를 요구한 분이 당대표로서 선거판 자체를 바꿀 결기를 보여달란 요구엔 왜 회피로 일관하시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도 연대하시는 건가. 김 의원과 장 의원의 '수도권 출마 요구'는 때와 사람을 가리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의원이 수도권 출마론의 반례로 '소환'한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이전에 안 됐으니까 이번에도 안 된다'고 말하는 건 도전 정신이 없는 것"이라며 "(내가 대표가 된다면) 서울이든 경기도든 어디가 됐든 험지에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서울 동작구을 지역에서 4선 고지에 올랐던 만큼 '수도권 출마론' 공방을 관망하고 있다. 그는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의힘이 현재 서울 49개 지역구 중 8개를 갖고 있다. 수도권의 민심을 제일 잘 알고 또 수도권과 공감할 수 있는 당대표가 돼야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공감한다"고 간접적으로 수도권에 힘을 실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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