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세계 6위 수출국에 올랐으나 에너지 인플레이션으로 수입액이 급증해 472억달러(약 60조원)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연간 수출입 동향'을 통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6839억달러, 수입은 18.9% 늘어난 7312억달러라고 밝혔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 규모만 놓고 보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2000만달러 적자 수준을 2배 이상 넘어섰다.
수출 규모는 지난해 최고 수출실적(6444억달러)을 경신했다.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10월 이후 수출이 감소했으나 1~9월까지 월 최고 수출을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5억10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연 단위에서 일평균 수출액이 25억달러대에 진입했다. 한국 수출은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에 이어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6위를 기록했다.
수출입 전체 규모인 무역액은 올해 9월 1조달러를 넘어서 최단기록을 세웠다. 세계 무역 규모 순위는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올해 9월까지 17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기록해 최고 실적을 경신했으나, 연간 수출액은 하반기 가격하락 여파로 1292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증가율이 1%에 그쳤다.
자동차 수출액은 차량용반도체 수급개선과 친환경차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7월 이후 높은 증가세를 기록해 전년 대비 16.4% 증가한 541억달러로 하반기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석유제품은 고유가 영향으로 7개월 연속 50억달러를 이어가며 연간 수출액 630억2000만달러로 2위 수출 품목으로 도약했다. 이차전지 수출도 전기차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15.2% 증가한 99억9000만달러였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액이 전년보다 4.4% 감소한 1558억1000만달러다.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지역은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해 대중국 수출의존도를 완화했다.
수출의 선방에도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한국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섰다. 지난해 원유·가스·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전체 수입의 26.1%인 1908억달러였다.
전년 대비 에너지 수입액 증가 폭은 784억달러로 연간 무역적자를 300억달러 가량 상회했다. 또 산업생산에 필요한 알루미늄·구리와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의류·쇠고기 등 소비재 수입액도 모두 증가해 수입액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 급증 등 영향으로큰 폭의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이라며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10월 이후 수출도 감소를 보이고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정석준기자 mp125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