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수출 타격이 예상되는 철강산업의 생산구조 전환을 추진한다. 탄소중립 설비 구축 투자 자금인 녹색금융 규모는 9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2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제231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EU CBAM 대응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EU는 2030년까지 탄소 55% 감축을 위한 환경규제 강화로 탄소누출 발생을 방지하는 CBAM을 세계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EU 집행위·이사회·유럽의회간 CBAM 입법 합의가 진행됐으며 2023년 10월부터 전환기간을 거쳐 2026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적용 업종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대EU 수출액이 43억달러에 달하지만 고로 비중이 높아 CBAM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루미늄 업계도 투입재 생산 공정의 탄소배출량이 높다. 또 전환기간 동안 플라스틱, 유기화학품으로 대상품목 확대 시 한국 수출기업에 대한 영향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추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향후 EU 이행법령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우리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 협의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영향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며 "특히, 대EU 수출량이 많은 철강 업종과 투입재 탄소 배출이 많은 알루미늄 업종, 그리고 대응역량이 약한 중소 수출기업 등에 대한 역량 강화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철강 산업이 전기로 등 저탄소 생산구조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공정설계 기술개발에 나선다.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수출기업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실무자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수출설명회도 추진한다.
탄소중립 설비 구축 투자 지원을 위한 녹색금융은 올해 3조8000억원 규모에서 9조4000억원 규모로 키운다. 배출권시장 활성화 방안으로는 자발적 감축 유인 강화를 위해 배출권시장 제3자 참여 확대, 증권사 위탁거래 도입, 배출권 선물 도입방안 등 검토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에너지(연료·열·전력 등) 사용현황을 토대로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자가진단시스템을 구축하고 검증확인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품 탄소배출량 측정 및 검·인증을 위한 기초 인프라도 확충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EU 핵심 원자재법(CRMA)과 역외보조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핵심 원자재법이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규범과 합치됨은 물론, 우리 기업에 부당한 차별로 작용하지 않도록 EU와 입법과정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며 역외보조금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의 대EU 진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EU측에 공정한 가이드라인 설계를 요구하고 국내영향 분석, 교육·홍보 등 관련 대책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정석준기자 mp125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