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태양광산업협회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태양광 EPR(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의 운영주체에서 탈락하게 되면서 위상이 약해지게 됐다.

20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태양광 EPR 제도 운영주체로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을 인가했다. EPR은 생산자에게 태양광 폐모듈에 대해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해 이행하지 않을 때 부과금을 생산자에게 부과하는 제도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EPR 운영주체는 태양광산업협회가 유력 후보였다. 당초 태양광산업협회와 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모두 운영을 희망했지만, 태양광산업협회가 태양광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성격의 기관인 데다 EPR 도입에 기여한 측면이 있어 운영주체 신청 우선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태양광산업협회가 제조사 대다수를 회원사로 두고 있어 참여 기업 확보 측면에서는 유리했지만, 2003년부터 전자제품 중심으로 EPR 제도를 운영해온 점과 배출·수거·운반 전국 거점 수거 체계와 무상수거 체계를 이미 갖춘 점에서 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이 우위를 차지했다.

태양광협회는 태양광사업과 관계없는 단체를 운영주체로 인가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전 정부가 추진해온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정권이 바뀌면서 휘청이는 데다 이번 운영주체로도 선정되지 못하면서 위상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협회는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환경부의 특정 단체 태양광 재활용 사업 운영 주체 인가에 대해 논의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할 계획이다.

반면 인가 통보를 받은 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은 태양광업체들에게 공제조합 회원사 가입 안내를 진행 중이다. 조합 가입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각 사들은 자체적으로 회수와 재활용 의무를 이행할 수도 있는 만큼 비용과 효율성 등을 따져 조합 가입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제조합 가입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선정과정에서 여러 이슈가 생기는 것보다 운영주체가 누가 되든 빠르게 선정이 마무리돼 혼란이 가중되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단 환경부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의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내년 1월 15일 재활용 의무량의 총량을 고시할 계획이다. 내년 4월말까지 각사별 출고 실적을 받아 내년 6월에는 구체적인 기업별 재활용 의무 할당량을 산출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을 재활용한다고 하면 폐패널을 갈아서 없앤다고 생각하지만 유용자원을 다시 회수해 원재료로 투입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태양광 패널도 재활용을 통해 다시 순환될 수 있는 체계가 제도적으로 갖춰지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태양광 전경. 연합뉴스 제공.
태양광 전경.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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