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원장은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유럽의 내각제 국가들과 미국의 경우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국가가 어디에도 없다"며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원투표와 일반국민여론조사 비율을 현행 7대 3에서 '당원투표 100%'를 의미하는 '10대 0'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당의 미래를 결정할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전대는 당의 총의를 묻는 자리지, 국민 인기를 묻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는 당원의 총의를 묻는 자리이지 국민의 인기를 묻는 자리가 아니다.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와 공직 후보자를 뽑는 전당대회는 성격이 같을 수 없다"며 "비대위는 오늘부터 우리 당의 '정당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할 전당대회 개최방안 논의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전대를 앞두고 최근 국민의힘 내에선 룰을 현행 '7대 3'(당원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에서 '10대 0'까지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가 공식 입장으로 당심 반영 비율 확대 카드를 꺼내들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웅 의원 등 당내 반윤계에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등을 자르고 5등을 대학에 보내려고 하는 순간 그것이 자기모순"이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원투표 비율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대 룰 변경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상식선에서는 어떻게 입시 제도를 바꿔대도 결국은 대학 갈 사람이 간다"면서도 "정말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 입시 제도를 바꾸면 문과생이 이공계 논문을 쓰고, 의대 가고에 그러면서 혼란스러워진다"고 날을 세웠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비대위를 겨냥해 "전당대회 룰 변경을 하겠다고 난리"라면서 "전대 룰 변경에 대해 어떤 장식을 해봐도 그것이 '유승민 포비아'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럼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그동안 뽑힌 당대표, 대표 최고위원들은 모두 당연하지 않은 선출이었나"라며 "2004년 이후 18년간 우리 당은 국민 여론조사를 50~30% 반영해왔다. 그 18년간의 전당대회는 당원의 축제가 아니라 당원의 장례식장이었나"라고 꼬집었다.
비윤계인 허은아 의원도 이날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와서 룰을 바꾸는 것은 솔직히 국민들이 바라봤을 때 어떻게 생각하실까라는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정당은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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