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보고하자 신고 못하게 회유...1~3심 모두 유죄 인정
'공군 성추행 사망 사건'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에게 2차 가해를 한 상관에 대한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노모(53) 준위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노 준위는 숨진 이 중사가 성추행을 당한 이튿날인 작년 3월 3일 이 중사로부터 강제추행 보고를 받은 뒤, 정식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회유·협박한 혐의 등을 받았다. 그는 가해자 장모 중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이 중사에게 "공론화하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 피해가 간다"며 "너도 다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작년 7월에는 스스로가 부서 회식 도중 이 중사의 어깨를 감싸안는 등 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을 맡은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노 준위가 "사건을 신고하면 다른 부서원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이 중사를 회유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신고에 불이익을 준다며 이 중사를 협박한 혐의와 회식 자리 추행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1심 유·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신고하면 성범죄 사건이 절차대로 처리될 것으로 믿었던 피해자가 압박 등으로 인해 상당한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발언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충분히 제압할만한 위력의 행사로 볼 수 있다"며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의식 없이 부서원 간 성범죄 사건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시대착오적이고 잘못된 믿음에 근거해 사건을 음성적으로 처리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런 2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실형 판결을 확정했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성추행 피해 신고 뒤 동료와 상관의 회유·압박 등에 시달리다 같은해 5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해자인 장 중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 9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작년 영장실질심사 당시 노 준위. [연합뉴스]
작년 영장실질심사 당시 노 준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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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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