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더 많은 증거 필요"
당장 금리인하 없다 강력시사
한은, 1월 베이비 스텝 예상



연준, 기준금리 4.25~4.5%로 인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4일(현지시간)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0.50%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2007년 이후 15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앞서 금리를 4연속으로 0.75%p 올린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이후 처음 보폭을 줄인 것이지만,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금리는 기존의 4.6%에서 5.1%로 상향하며 높은 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점도표상 최종 금리는 5.1%= 이날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전한 메시지는 '조금 천천히, 그러나 더 더 높은 수준으로 오래'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이제는 (인상)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최종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를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어느 시점에는 긴축 기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긴 했지만 새해에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확실히 한 것이다.

FOMC 위원 19명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 전망을 취합한 '점도표(dot plot)'에는 내년 말 금리가 5.00~5.25%(중간값 5.1%)로 나타났다. 앞서 9월 FOMC의 4.6%보다 0.5%p나 높아진 것으로, 이 전망대로라면 내년에도 0.75%p를 인상해야 한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보다 하회한 것 때문에 부각되는 섣부른 '피봇(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잠재울 필요성이 높아졌을 것"이라면서 "점도표상 금리 전망치가 5%를 넘어선 것도 최종 금리 도달 이후 인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했다. 연준이 매파적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시장 내 불안감을 조성한 것은 다소 의도적이라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들어온 10∼11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월간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환영할만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연준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0.5%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전망치 1.2%보다 0.7%p나 낮춘 것이다. 내년 인플레이션은 3.1%, 실업률은 4.6%로 각각 예상했다. 9월 전망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은 0.3%p, 실업률은 0.2%p 각각 상승했다.

◇한·미 금리 격차 22년 만에 최대= 연준이 통화 긴축 속도를 줄이면서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덜게 됐다.

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내년 1월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만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3.25%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의 금리차가 최대 1.25%p로 더 벌어졌다. 2000년 10월 1.50%p 이후 가장 큰 역전 폭이다. 금리차가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겨우 진정된 물가까지 다시 들썩일 수 있고, 증시는 하락하며, 달러 유동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내년 1월 13일 '베이비 스텝'(금리 0.25%p 인상)을 시작으로 당초 시장의 전망보다 더 오래, 높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최소 내년 상반기 3.50% 이상으로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부총재는 "기준금리 역전 폭이 확대된 만큼 환율, 자본 유출입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희·문혜현기자 stels@dt.co.kr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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