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면심사위서 대상자 심사
尹 결정에 따라 정치권 파장 예상

윤석열 대통령의 연말 특별사면을 놓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정치권 안팎에서 윤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사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자 김 전 지사가 '들러리가 될 생각이 없다'고 거부 의사를 밝힌 게 발단이다.

여권과 대통령실은 김 전 지사의 '설레발'로 취급하는 분위기지만 윤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한다. 사면심사위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고, 이노공 차관, 신자용 검찰국장, 김선화 대검 공판송무부장 등 당연직 4명과 교수·변호사 등 위촉직 위원 5명 등 총 9명이 심사에 참여한다. 윤 대통령은 사면심사위로부터 특사 건의 대상자 보고를 받은 뒤 오는 27일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해 28일 0시에 사면을 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유력한 사면 대상자는 이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의 잔여 형기는 약 15년이다. 건강 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 중인 이 전 대통령이 28일이면 다시 수감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터라 사면 일정도 이에 맞췄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도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친 적이 있다.

김 전 지사가 최종적으로 사면 명단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국민통합 차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전 지사를 사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김 전 지사가 직접 사면 거부 의사를 밝힌 게 변수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이 확정돼 내년 5월 만기 출소한다. 사면과 함께 복권이 된다면 정치 재개가 가능하지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사면을 하더라도 복권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복권 없이 사면된다면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김 전 지사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들러리, 구색맞추기, 끼워넣기 사면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로 알렸다. 김 전 지사의 배우자 김정순씨는 전날인 13일 김 전 지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7일 남편은 교도소 측에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는 가석방 불원서를 서면으로 제출했다"며 불원서 내용을 공개했다

김 전 지사가 사면 거부라는 선수를 치자 대통령실과 여권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다. 사면의 고유권한을 가진 윤 대통령이 일절 언급한 바 없는데 앞서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면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입각하고 국민 여론과 상식에 부합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사면은 분명하게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다. 사면의 어떤 기준이나 원칙이나 대상에 대해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의 사면 거부에 대해서는 "아직 사면의 내용과 원칙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을 두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공식 입장과 달리 대통령실과 여권 곳곳에서는 김 전 지사가 실질적으로 '사면'을 거부한 게 아니라 '복권 없는 사면'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런 데 반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사면은 검토 중인 단계다.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전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