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리 인상에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마저 짙어지면서 각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1%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아시아개발은행)는 이날 발표한 '2022 아시아경제전망 보충'을 통해 한국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로 예측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은행(1.7%), 한국개발연구원(KDI·1.8%) 등 주요기관이 제시한 수치보다 낮다. 피치(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한국금융연구원(1.7%), 한국경제연구원(1.9%) 등 민간에서도 ADB보다는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ADB는 동아시아 그룹(한국, 중국, 대만, 홍콩)에 포함된 국가 중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대비 가장 큰 폭인 0.8%포인트 내렸다. 중국(4.3%)은 상대적으로 적은 0.2%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고, 대만은 종전 전망치 3.0%를 유지했다. 인도와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들까지 범위를 넓혀도 우리나라만큼 전망치가 내려간 국가는 홍콩(-0.8%포인트)과 싱가포르(-0.7%포인트) 정도에 불과했다.
성장률이 크게 하향 조정된 원인으로는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ADB는 "한국은 지난 10월 수출 증가율이 최근 2년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세계 경제 둔화로 대외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 금리 인상까지 겹쳐 내년에는 성장세가 더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교역에서 비중이 큰 중국에 대해서도 지난 3분기에 내놓은 경기부양용 인프라 지원책 효과가 발휘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표상으로 수출은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확실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1~10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8% 감소한 154억2100만달러에 머물렀다. 품목별로는 주력품목인 반도체(-27.6%)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수출 감소 폭은 10월(-5.7%)과 11월(-14%)에 이어 계속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내년 우리나라 수출액(6,624억 달러)이 올해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내년 전반적인 세계 교역량이 1% 안팎 수준에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마주한 대내·외 여건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그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 반도체 경기 둔화 등 영향으로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경제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김동준기자 bla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