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택 공시지가 5.9% 하락 현실화율 하향조정에 전 지역 ↓ 17억 단독주택 보유세 60만원 줄어 3주택 12억 이하땐 종부세 일반세율
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려 토지·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이를 지표로 한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세금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정안과 내년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이 결정에 따라 실제 체감하는 세 부담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2020년 수준으로 하향 조정= 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내년도 전국 표준지(토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5.92%로 올해(10.17%)보다 16.09%포인트(p) 하락했다. 전국 표준 단독주택 변동률도 -5.95%로 올해(7.34%) 대비 13.29%p 낮아졌다. 내년도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4%로 올해(71.4%)보다 낮아지면서 2020년 현실화율(65.5%) 수준으로 돌아갔다. 표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올해 57.9%에서 53.5%로 2020년(53.6%) 수준을 기록했다.
현실화율이 하향 조정되면서 전 지역 공시지가가 일제히 낮아졌다. 지역별 표준지 공시지가 하락률은 경남(-7.12%), 제주(-7.09%), 경북(-6.85%), 충남(-6.73%), 울산(-6.63%) 순으로 컸다. 전북(-6.45%), 충북(-6.43%), 인천(-6.33%), 광주(-6.27%), 전남(-6.13%), 대전(-6.10%), 대구(-6.02%) 등도 6%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5.86% 하락했고, 강원 -5.85%, 부산 -5.77%, 경기 -5.51%, 세종 -5.30% 등으로 나타났다.
표준지 이용 상황별로는 임야(6.61%)가 가장 크게 떨어졌고, 농경지(-6.13%), 주거용(-5.90%), 공업용(-5.89%), 상업용(-5.88%)이 뒤를 이었다.
◇'강남3구' 공시가 하락률 최고= 시도별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서울(-8.55%)이 가장 크게 떨어졌고, 경기 -5.41%, 제주 -5.13%, 울산 -4.98%, 대전 -4.84%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서울에서는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3구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강남구가 -10.68%로 가장 크게 하락했고, 서초구(-10.58%), 송파구(-9.89%)가 뒤를 이었다. 용산구(-9.84%), 마포구(-9.64%), 동작구(-9.38%)와 강동구(-9.46%)의 하락률도 높았다. 다만 '노도강' 지역 하락률은 서울 평균(-8.55%) 이하인 노원구(-6.16%)·도봉구(-4.55%)·강북구(-4.73%)로 나타났다.
이는 저가주택에 비해 현실화율이 높게 책정됐던 고가주택이 많은 지역일수록 현실화율 하향 조정에 따른 하락 폭이 크기 때문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보유세 줄어든다= 공시가격이 낮아지면서 소유주들이 내년에 납부할 세금은 줄어들 전망이다. 11월 기준 실거래 시세 17억원인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올해 14억3520만원에서 내년에는 12억8010만원으로 낮아진다. 1주택자인 보유자가 80%의 세액 공제를 받는다면 보유세는 올해 372만3000원에서 내년에는 312만5000원으로 약 60만원 줄게 된다. 표준주택 공시가격 2위인 강남구 삼성동의 단독주택(연면적 2617㎡)은 세액공제가 없으면 내년에 보유세가 2억5607만원으로 올해(3억1272만원)보다 18.12% 감소한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표준주택 25만호 중 1주택자 기준으로 현재 세금이 면제되는 공시가격 11억원 이하는 24만7090호로 전체의 98.8%다. 11억원 초과 주택은 2910호로 1.2%다. 내년 1월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확정되면 지자체에서 이를 토대로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산정해 발표한다.
공시가격 인하로 과세표준은 낮아졌지만, 종부세 개정안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향후 실제 세 부담을 결정짓는 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야는 종부세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다주택자 범위를 3주택 이상으로 축소하고, 3주택 이상 보유자도 과세표준이 12억원을 넘지 않으면 일반세율을 적용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에 합의했다. 현행 종부세법은 다주택자에는 1.2~6.0%까지 높은 세율을 적용하지만 1주택자 등에는 0.6~3.0%의 낮은 세율(일반세율)을 적용한다.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도 1세대 1주택자는 현행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기본공제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에도 협의를 마쳤다. 다만 과표 12억원을 넘는 3주택 이상자에게 적용하는 중과세율은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해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종부세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올해 한시적으로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 60%에서 45%로 낮춘 바 있다. 이 비율은 정부가 60~100% 범위에서 시행령으로 조정할 수 있다. 정부가 내년에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계획을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인 인하율은 내년 3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된 이후 4월쯤 확정될 예정이다.
다주택자와 법인의 경우 올해 인하하지 않아 당초 60%였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년에도 유지하되, 최근 주택가격 하락을 고려해 일부 미세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