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 당사자로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확대되면 노사관계 질서를 크게 훼손하고 노사분규를 확산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입법논의 중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제3조 개정 법안 가운데 제2조의 '사용자' 개념 확대 논리가 산업현장과 현행 법체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분석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총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년 이후 단체교섭 당사자로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확대하는 취지의 결정을 잇달아 내렸다.
올해는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에 요구한 교섭의제 중 산업안전보건은 원청과 하청업체가 공동으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정했다.
경총은 "지난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하청업체 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요구가 급증했다"며 "중노위도 원청을 교섭당사자로 인정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면서 최근에는 노조법상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자는 취지의 법안까지 발의됐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단체교섭 당사자로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확대하는 논리가 가진 문제점을 짚었다. 먼저 기존 대법원 판례는 단체교섭 당사자성 판단에 있어 사용자 여부는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 관계 존재 여부'를 근거로 판단했지만, 중노위가 '실질적 지배력설'을 적용해 대법원 판결을 위배했다는 것이다.
또 중노위가 판정에서 원용한 실질적 지배력설은 일본 아사히 방송 사건에서 사례를 찾을 수 있으나 이는 협력업체 파견근로자로 구성된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이라 우리나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노조법은 교섭단위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명시하고 있어 원청이 하청업체 노조의 단체교섭상 사용자가 된다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를 넘어 중첩적 교섭단위를 설정하는 것이 돼 현행 노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경총은 "원청이 단체교섭 당사자로서의 사용자로 인정된다면 원하청관계에서 어느 당사자간 어떤 방식으로 교섭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교섭방식에 대한 합의에 이르더라도 교섭대상 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해 현행 단체교섭 제도가 사실상 붕괴된다"고 주장했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돼 '원청의 단체교섭 당사자로서의 사용자성'이 확대된다면 노사관계 질서가 크게 훼손되고 노사분규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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