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회사채 금리도 ↓
장기물 거래도 되살아나
美 금리 추가인상 등 변수

사진은 지난달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5만 원 권 지폐들을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사진은 지난달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5만 원 권 지폐들을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돈맥경화' 현상이 나타났던 단기자금 시장이 차츰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내년 초까지 큰 변동성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단기자금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연 5.53%로 마감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CP 금리가 전일 대비 떨어진 것은 지난 2021년 4월 이후 20여개월 만에 처음이다.

연초 1.55%였던 CP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 1일 연중 최고치인 5.54%까지 솟구쳤다. 이후 7거래일 간 보합세를 보이다 이날 하락 전환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11%를 기록했다. 연고점 대비 0.84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 9월 26일 4.454%를 기록한 후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한때 회사채 조달 자금을 흡수하는 '채권 블랙홀'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한국전력채권(한전채) 3년물 금리도 0.029%포인트 내린 연 5.128%로 집계됐고, BBB- 등급 회사채 3년물 역시 10월 21일 연고점 11.591%를 찍은 이후 두 달이 안돼 0.388%포인트 내리면서 11.202%를 기록했다.

국공채에 이어 회사채 시장에까지 온기가 온기가 확산하면서 장기물의 거래도 되살아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회사채 유통시장의 거래량을 만기별로 살펴본 결과 지난주(5∼9일) 만기 5년 초과인 장기물의 거래량은 201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물의 경우 불과 4주 전(11월 14∼18일)만 해도 4억원에 불과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다음 주(11월 21∼25일)에는 610억원으로 늘고 2주 전(11월 28일∼12월 2일)에는 1300억원으로 증가하며 최근 3주 새 거래 회복세가 확연해졌다.

같은 기간 3년 초과 5년 이하 만기의 중기물 거래량도 늘어났다. 4주 전에는 300억원에 그쳤던 중기물 거래량은 2주 전 3230억원까지 늘었고 지난주도 2330억원으로 집계됐다. 4주 전 대비 지난주 전체 거래량에서 장기물의 비중은 0.02%에서 5.97%까지 늘었고, 중기물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25%에서 6.92%까지 확대됐다. 장기물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금융시장 불안감을 진정시킨 가운데 주요국의 신용스프레드(국고채 금리 대비 회사채 금리) 동반 하락과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이 남아있는 만큼 국내 자금경색 리스크를 재차 자극할 만한 변수를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신용 리스크의 추가 완화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12월 FOMC회의 이후에도 주요국 신용스프레드 추이는 여전히 경계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정책 전환과 국내 부동산 시장 흐름도 국내 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연준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으로 선회하지 않는 이상 하반기와 같은 큰 변동성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 채권팀장은 "국내 단기 자금시장 경색이 완화되면서 역설적으로 내년 초 이후 금리 동결이 아닌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5~5.25%(현재 3.75%~4.0%)와 한은 최종 기준금리 3.5%(현재 3.25%)까지는 시장이 선반영하고 있어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의 금리 인상이 아니면 채권 금리가 재차 고점을 찍을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 자금시장이 1차 고비는 넘긴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연말 일부 변동성 요소가 있긴 하지만 당장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연초를 안정적으로 지나더라도 내년 1분기 말쯤 유동성 경색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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