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재산세 부담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의 부동산 보유자에게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도 마찬가지였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 집을 보유한 사람과 보유하지 못한 사람 사이의 자산격차 역시 더 벌어졌다. 다만 수도권, 광역시와 달리 지방에서는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되레 하락해 유의미한 자산 증가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자산 가치가 지역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는 궁극적으로 '서울 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재산세의 소득재분배 효과는 마이너스(-) 0.38~0.64%로 집계됐다. 재산세가 소득재분배 효과보다는 소득격차를 키우는 역효과를 냈다는 의미다. 일부 고가주택 등에 한정해 과세되고 있는 종부세도 재산세와 같은 음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보였다. 결국 종부세마저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고소득층보다 세부담이 컸던 셈이다.

재작년 기준으로 집계한 소득 최하위 10%(1분위)의 재산세 부담 비율은 6.15배였다. 반면 소득 최상위 10%(10분위)의 재산세 부담 비율은 0.29배에 불과했다. 1분위는 재작년 연간 소득이 전체 가구의 1.3%에 그쳤지만, 재산세 비중은 8.0%에 달했다. 가구 소득의 29.2%를 차지한 10분위의 재산세 비중이 8.6%에 머무른 것과 대조적이다.

연구를 맡은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분포 구조와 자산분포 구조가 느슨한 상관관계를 보여 재산세 강화로 양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무주택 임차가구 대비 1주택자가구의 순자산격차는 2018년 6.2배에서 작년 6.6배로 늘어났다. 같은 시기 무주택 임차가구와 다주택자가구를 비교하면 격차는 15.6배에서 19.0배로 더 벌어졌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아 빚어진 현상이다. KB국민은행 'KB월간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2018년 1월부터 작년 1월 수도권과 광역시는 급등 수준의 주택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세종(40%)이었다. 이에 1주택자가구와 다주택자가구의 부동산 자산도 각각 25.0%, 37.9% 늘었다.

그러나 '비수도권 광역시 이외 지역'에서는 유의미한 부동산 자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체 17개 시도 중 11개 시도에서 부동산 매매가격이 올랐지만, 경남·강원·충북·경북·전북·충남 등 지방에서는 되레 매매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다. 지방의 1주택자가구 부동산 자산 중위값은 2018년과 작년 모두 1억5000만원으로 같았다. 이 시기 서울이 3억5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2억원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이처럼 주택 가격 상승의 혜택을 입는 정도가 지역에 따라 크게 차별화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의 인구흡수 요인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비수도권 광역시 이외 지역 간에 2억원의 (부동산) 자산 격차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거주 주택의 수익률 관점에서도 전국의 인구를 흡인할 요인이 서울에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다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경우 자가 거주 주택을 서울에 마련하려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보다 견고해질 가능성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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