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이야기

이중열 지음/새로운 사람들 펴냄


IT, 바이오, 석유화학 등 첨단산업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의 순수(純粹) 또는 초순수 산업용수를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외다. 대체 어떤 물이기에 그래도 기술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가 만들지 못한다는 건가. 책은 그 이유를 추적한다. 물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용수 자립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나아갈 바를 제시한다.

저자 이중열이 물산업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임은 자타가 공인한다. 저자는 1988년 한국수자원공사에 기능직으로 입사해 34년간 근속하고 2021년 아산권지사장에서 퇴직했다. 수자원공사 55년 역사상 기능직 출신으로 처장급에 오른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그는 책상물림으로 앉자서 결재나 하는 일반 간부들과 달리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홍수로 금방이라도 범람할 것 같은 한강 제방에서 밤을 지새웠고, 보다 안정적인 취수원을 찾아 전국의 하천을 내 집 앞마당처럼 누비고 다녔다. 그래서 그가 들려주는 물 이야기에는 땀이 배어있다.

책은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물 정책 방향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물 복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풍족하게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걱정 없는 물 사용은 기본권이라고 한다. 먹는 물의 수준 유지, 제한급수의 두려움 배제, 비용에서의 형평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물 안보'다. 물은 국민의 복지뿐만 아니라 안보와도 직결돼 있다. 기상이변과 물시설 노후화, 지역별 담수 부족 등 취약지역에 대한 수자원 확보 방안과 함께 한강수계 등의 물 안보에 대한 과학적 대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물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일이다. 저자는 산업공정의 첨단화로 갈수록 고순도의 물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석유화학, IT 등에서 경쟁력을 향상 및 유지하려면 '수테크'와 물산업이 아울러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34년 물과 함께 살아온 전자는 여전히 물에 목말라 있다. 한국 물산업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한 거름이 되는 것이 아직 끝나지 않은 자신의 소명이라고 한다. 전문 작가가 쓴 게 아니라서 투박하지만 살아있는 지식이 솔직 담박하게 적혀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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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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