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한도 개정안' 부결 올해 30조 이상 적자 '눈덩이' 한전 "다각적 대책 마련 최선"
한국전력공사 서초지사 전경.<연합뉴스>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금융시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안에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에 전기요금을 3배 이상 올려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반대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이 '개정안 연내 처리'를 약속한 이유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22조원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적립금에 반영되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한전의 회사채 발행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급 합계액인 45조9000억원의 두 배인 91조8000억원이다. 한전채 누적 발행액은 지난 8일 기준 67조2000억원에 달한다.
산업부는 내년 3월까지 한전채 발행 잔액을 약 72조원으로 추산해 결산 시점인 내년 3월까지는 한도를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올해 한전 적자가 3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행법에 따른 한전채 발행 한도가 약 40조원으로 줄어들면 32조원의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올려주는 내용의 한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재석 203인에 찬성 89인, 반대 61인, 기권 53인으로 부결됐다. 한전법 개정안은 내달 임시국회에서 다시 발의돼 상임위·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처리돼야 하는 상황이다. 여야는 조속한 시일 내에 법안을 의결해 사장 불안을 줄여야 한다는 데 공감한 상태다.
당장 자금줄이 마른 한전은 기업어음이나 은행 대출 등 금융권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미 한전은 지난달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운영자금 차입을 위한 입찰을 진행해 하나은행에 6000억원, 우리은행에 9000억원씩 5%대 고금리로 대출했다. 한전 관계자는 "상임위까지 통과한 사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못했다"며 " 회사채 발행이 안되면 은행 대출을 몇 조원 추가로 받는 등 대안이 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 적자 해소의 근본적인 대책은 전기요금 인상이다. 통상 전기요금 1kWh(킬로와트시)에 1 원 인상 시 한전 매출은 연간 5000억원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한전채 발행한도와 발행액 간극 32조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kWh당 64원을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가 전기료를 전력량요금 2.5원, 기준연료비 9.8원, 기후환경요금 2.0원, 연료비조정요금 5.0원씩 총 19.3원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올해 인상분의 3배 이상 올라야하는 셈이다.
물가 당국은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기료가 1%p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155%p 상승한다. 전기요금이 kWh당 7.4원 오른 올해 10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9월보다 0.5% 높은 120.61(2015년 수준 100)을 기록했다.
한전은 "회사채발행한도가 확대되지 않을 경우 신규 회사채발행이 불가능해져 전력구입대금 지급 불능, 기존 차입금에 대한 상환불가 등으로 대국민 전력공급 차질과 전력시장 전체가 마비되는 국가경제 전반의 대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단계적인 전기요금 인상계획 등을 조기에 수립하고 정부 재정지원 방안과 전력시장 제도 개선방안 등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