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에 이어 두번째 정부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15일차인 8일 철강·석유화학 업종에 대해서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에 대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이후 9일 만의 추가 명령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추가 업무개시명령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후 임시 국무회의 심의 결과를 토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철강과 석유화학 운송 사업자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재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무회의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상황의 시급성을 감안해 당장 오늘부터 운송 현황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해 업무개시명령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시멘트 발동 당시와 마찬가지로 철강·석유화학 업종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집행에 바로 돌입했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경찰 등으로 구성된 86개 합동조사반이 이날 오후부터 운송사들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대상자는 철강 분야 운수 종사자 6000여명, 석유화학분야 4500명 등 총 1만여명으로 추정된다. 관련 운송사는 철강(155곳)·석유화학(85곳)을 합쳐 240여곳이다.
화물자동차법 제14조제1항은 운송사업자 또는 운수종사자의 정당한 사유 없는 집단운송 거부로 국가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철강·석유화학 산업 피해상황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한 결과, 철강재 출하량이 평시 대비 약 48% 수준(11월 24일~12월 6일, 13일간)에 머물러 약 1억3154억원의 출하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기업은 이미 생산라인 가동 중단 또는 감산에 돌입하는 등 사태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조선산업 등으로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또한 같은 기간 석유화학제품 출하량은 평시 대비 약 20% 수준으로 약 1억2833억원의 출하 차질이 발생했다. 누적된 출하 차질로 조만간 전 생산공장의 가동이 중지되는 상황이 예상된다. 정부는 공장 재가동까지 최소 15일 걸려 일평균 최소 1238억원의 생산 피해가 예상되고 이 상황이 수출, 자동차 등 연관 산업의 막대한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피해 규모,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물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추가 발동한다"며 "신속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실무준비를 완료했으며, 이날 오후부터 국토부·지자체·경찰로 구성된 86개 합동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해 업무개시명령서 송달 등 후속조치를 즉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령을 송달받은 운송사 및 화물차주는 명령서를 송달받은 다음날 24시까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하고 운송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복귀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운행정지·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및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이 이뤄지게 된다.
이 외에도 정부는 불법행위에 대한 타협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협박·폭력 등을 통한 운송방해 행위, 업무개시명령 위반을 교사·방조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전원 사법처리 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