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도록 하는 이른바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회사채(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5배까지 올려주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은 부결됐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상생협력법 개정안)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상승 폭을 약정서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납품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에는 연동제가 도입된다. 다만 계약 주체 쌍방이 합의하는 경우에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위탁기업이 소기업이거나 납품대금 1억원 이하 소액계약, 단기계약 등의 경우에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연동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취지와 사유를 약정서에 명시적으로 적도록 했다.

위탁기업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연동제를 피하려는 경우에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위탁기업이 연동에 관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기 위해 수탁기업의 책임질 사유 없이 위탁을 임의로 취소·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중소기업계의 14년 숙원 사업이다. 여야는 지난 대선에서 납품단가연동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대선 이후에도 대표적 민생 입법으로 추진해왔다. 여야간 이견이 없어 지난달 24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전체회의에서 합의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 경과 시점부터 시행된다. 다만 약정서 기재 의무화 조항 시행은 공포 9개월 경과 시점부터 시행된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벤처기업계의 14년 숙원과제인 납품대금 연동제 법안이 여야합의로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납품대금 연동제 법안은 윤석열 정부의 약자와의 동행 1호 법안으로서, 중소기업들이 공정하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상생협력의 거래문화가 시작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법은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203인에 찬성 89인, 반대 61인, 기권 53인으로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영업 적자인 한전은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적립금에 반영되면 현행법상 회사채를 더는 발행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한전이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는 상황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법안이 제출됐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와 법제사법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됐으나 최종 관문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상암위까지 통과한 사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회사채 발행이 안되면 은행 대출을 몇 조원 추가로 받는 등 대안이 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권준영기자 kms@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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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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