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CG.<연합뉴스 자료사진>
무속인 CG.<연합뉴스 자료사진>
40대의 한 무당이 자신을 찾아온 여성을 상대로 퇴마 혹은 치료를 빙자해 강제 추행하거나 유사강간을 저질러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어디까지를 무속행위로 볼 지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이 늦어지면서 구형이 늦어지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8일 유사강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8)에 대한 아홉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A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사기방조 등)를 받는 B씨(51·여)도 함께 피고인석에 앉았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시에서 신당을 운영하는 A씨는 2019년 5월부터 작년 말까지 자신을 찾아온 여성을 상대로 퇴마 혹은 치료를 빙자해 강제 추행이나 유사강간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로부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20대부터 50대까지 수십명에 달한다.

A씨는 이들 여성 수십명에게 굿이나 퇴마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들에게 "몸속에 귀신이 붙어 있다" 등의 말로 겁 준 뒤 추행 혹은 유사강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B씨의 경우 "나도 여기서 치료받아 좋아졌다"는 등의 말로 피해자들을 속여 A씨에게 퇴마의식을 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이 길어지는 이유는 '무속 행위'를 어디까지로 인정할 지 사법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굿은 어떤 결과를 요구하기 보다는 마음의 위안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원하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무당이 굿을 요청한 사람을 속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무당이 굿이나 퇴마행위를 빙자해 상대방을 속여 부정한 이익(성적 욕망 포함)을 취한 경우에는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이에 대해 A씨의 변호인은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무속인 입장에서 퇴마와 치료 목적으로 만진 것뿐이다. 심지어 퇴마행위 전에 여성들에게 동의서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퇴마나 치료를 빙자해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A씨의 구속 기한을 연장하고 다음달 12일 10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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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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