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충청권 최다선(5선)이자 친윤(親윤석열) 맏형으로 불려온 정진석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 핵심 4인방'의 장제원 의원이 7일 맞붙으며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했다. 차기 당대표 조건론 제시를 두고 "(전당대회) 심판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장 의원의 저격에 정 비대위원장은 "심판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말"이라고 맞받았다. 'MZ세대 인기' 등을 키워드로 40대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이 오르내린 것에도 양측은 온도차가 드러났다.
국민의힘 정진석(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원식 의원실 주최로 열린 '장병 전신전력교육의 현주소 및 발전방향 : 2022년 정신전력 발전 세미나'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지도부 일정으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 의원이 심판이 선거기준을 정하면 되냐고 비판했다'는 질문을 받고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우리가 그들(MZ세대)과 공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건 (비대위원장이) 심판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말이지 '심판이기 때문에 해선 안 되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고 못 박았다.
앞서 장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친윤계 주축의 당내 최대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 행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를 겨냥 "굳이 안 해도 될 말씀을 해서 우리 당의 모습만 자꾸 작아지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11월말 윤석열 대통령을 독대한 주 원내대표가 지난 3일 현존 당권주자군에 관해 '당원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평과 함께 '수도권 선거 대처·MZ세대 인기·잡음없는 공천'을 당대표 조건으로 들자 이처럼 반응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가 거명한 인물군엔 당심(黨心) 비교우위를 보이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장 의원과 '연대설'이 도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 등이 포함됐었다. '윤심 바로미터'로도 불려온 장 의원은 "'성에 차지 않는다'는 표현에 윤심이 담겼다고 하는데, 대통령께선 우리 전당대회 후보들을 두고 성에 차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정 비대위원장이 "MZ·미래세대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지도부"를 강조한 데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특히 정 비대위원장은 최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선 "새 대표는 수도권 선거를 견인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고,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라면서 "한동훈 장관이 등장하더라도 그건 윤심이 아니라 당심이고 민심"이란 주장도 했다. 장 의원은 "심판을 보실 분이 기준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 부적절하다"며 "그런 얘기를 자꾸 하니까 일을 잘하는 한 장관 차출론도 나오는 것 아니냐", "우리 대통령께선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 '국민공감' 첫 모임에서 '친윤 핵심 4인방' 일원인 권성동(왼쪽부터)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여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이 할일이 많은데 왜 자꾸 이런 말이 나오느냐"는 취지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또 다른 친윤 핵심 권성동 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들을 만나 한 장관 차출설을 "아주 극히 일부의 주장"이라며 "한 장관이 이제 장관직을 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문재인 정부에서 훼손된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굉장히 애쓰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전대가 내년 2월말이나 3월 초인데 시일이 촉박하다"고 주장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의 언급에 대해선 "수도권, 20·30대, 그리고 중도 지향으로 나아가는 건 선거 전략으로서 맞는 것"이라면서도 "당대표가 어느 지역 출신이냐, 이렇게 못 박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외의 최고위원 전원이 '수도권 출신'이라고 예를 든 점을 의식한 지적으로 보인다. 당권주자군에 포함되는 권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강원 강릉이고, 울산 지역구의 김 전 원내대표도 수도권 당대표론에 '지역주의'라고 반발한 바 있다.
정 비대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중 각각 공개일정과 종교행사 등을 이유로 국민공감 행사에 불참했는데, 오후 중 신원식 의원이 주최한 장병 정신전력 교육 관련 세미나엔 나란히 참석하면서 친윤 핵심 의원들과는 일정이 엇갈렸다.
한편 정 비대위원장은 국민공감 출범 자체에 대해선 "정치결사 정당에는 그룹핑이 있기 마련인데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며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이 공부모임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국회에서 가장 오래된 모임은 (김무성 전 의원과 함께하는) '열린토론미래'인데 제가 주도하고 있고 40회째 이어왔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