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3차 무역산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3차 무역산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 자산을 개발하고 수급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제3차 무역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공급망 차질 문제는 이미 화석연료에서 전기동력 시대로의 전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등 산업변혁으로 심화되고 있다"며 "전기동력화로 니켈,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디지털 전환이 반도체 및 관련 소재와 장비 수요를 증가시키면서 주요 원료의 원활한 수급 여부가 각국의 미래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전기동력화와 관련된 대부분의 광물은 중국에 편재돼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코발트 등 해외광산까지 장악해가고 있어 세계 각국의 중국 의존과 그에 따른 수급 불안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최근 핵심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 양극재 판매 이윤의 70%는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에 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는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거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다자간 협의체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공급망 다변화에도 힘을 써야한다"며 "자원부족이라는 제약조건을 감안한다면 반도체 등 한국 의존이 불가피한 핵심 소재나 부품을 지속 개발함으로써 우리만의 경쟁우위를 확보해 각국과 협상력을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등 전략자산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R&D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상현 무협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장은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 △첨단기술 보호 및 투자 확대 △공급망 3법의 신속한 제·개정 등을 제언했다.

이승우 유진증권 상무는 "한국의 반도체 매출 규모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수준이나, 반도체 공급망 상장사 매출은 1460억 달러로 2550억 달러의 대만에 크게 뒤처져 있다"며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생산인력을 확충하고 수도권 환경규제도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흔들릴 경우 결국 일본이 이득을 볼 수밖에 없어 전략적 모호성 폐기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이차전지 소재의 전주기 관리가 필요하다"며 "QR코드 등으로 개별 배터리셀의 원료, 소재, 유통 이력 등 관련 정보를 데이터화해 유기적으로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에너지연구원 팀장은 "러-우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안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공급망 교란 주기가 잦아지고 에너지 가격이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며 "에너지 시장의 충격 최소화를 위해 저탄소‧고효율 시스템 구현, 원가기반의 에너지 요금체계 확립, 청정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자립도 제고, 우호국 중심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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