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위로
마이클 프레임 지음 / 이한음 옮김 / 디플롯 펴냄
수학이 극한의 상실을 당한 사람을 위로한다니 좀 생경하다. 좀 난해하지만 올해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의 말을 빌면,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하기 때문"이란다. 모순으로 가득한 실제를 무모순의 세계에 비춰보았을 때 우리의 삶, 우리의 아픔은 그 안에서 재구성되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해석할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기하학은 점·선·면의 학문이라고 알고 있지만, 저자가 말하는 기하학은 조금 더 우아하고 본질적이다. 프레임은 기하학이 세계의 모습과 돌아가는 방식을 모형화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세계를 닫아버린다. 틈새로 비친 이전의 세계를 희미하게 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하는 문을 연다. "몇몇 선택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죽음뿐만 아니라 삶의 거의 모든 순간이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이다. 닿지 못한, 앞으로 닿지 못할 순간을 흘려보내야만 하는 필연에 우리는 또다시 쓰러지고 힘겨워할 것이다. 상실이 전하는 감각들에 익숙해지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레임이 쓴 것처럼 "고통에 대한 최선의 해답은 이것일 수도 있다. 비탄은 우리에게 대담한 걸음을 뗄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상실에 맞서 자신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본 한 사람의 믿음이, 어둡고 차가운 시간을 지나고 있을 모든 이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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