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당정 협의회서 주호영 "시장경제원리 안 맞단 우려로 지지부진했지만, 이젠 결론 낼 때"
성일종 "사적자치 개입 있지만, 일방적 법안 아냐" 이영 장관 "상당히 협의돼, 연내 입법"
중기업계 "법제화 꼭 필요, 조속한 여야협치 입법 기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 네번째부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연합뉴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 네번째부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9일 중소기업계 숙원인 '납품단가연동제'를 연내 입법하겠다고 업계에 약속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 협의회에서 "우리 당도 점검할 건 점검해야겠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고 이제 결론을 확실히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우리 당은 중소기업 활력 회복이 곧 경제회복이라 생각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14년 넘게 논의가 이어져왔으나,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 부작용과 형평성 우려로 표류해왔다. 이번 국회도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꾸려 지난달까지 입법 처리를 추진했지만 '적용 업종'과 '연동 수준' 등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며 공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무려 14년 이상 꾸준히 논의됐지만 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다는 우려 때문에 논의가 지지부진했다"며 "그러다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하도급업체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자 이 제도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이 제도는 원사업자의 사업여건이 악화될 수 있고 중소기업간 거래에도 적용돼 중소 원사업자에게도 부담 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경우에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시범운영한 뒤 법제화하려는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제 결론을 확실히 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번의 간담회로 끝나지 않고 필요하면 계속 만나뵙겠다고 했는데, 오늘 처음이지만 그 약속이 이어지게 돼 대단히 의미가 깊다"며 "이후에도 연말이 가기 전 다시 한번 간담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협의회에서 "납품단가연동제는 약자와 동행하는 저희 당의 1호 공약이자 법안"이라고 입법 추진에 의지를 드러내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개혁적 마인드를 갖고 계신 주 원내대표님이 많이 뒷받침해주셨다"고 전했다.

성 의장은 "일방적인 게 아니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시장상황에 따라 원자재가격이 변동하거나 오르거나 내리거나 할 때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법안이 납품단가에 연동하는 제도"라며 "'사적 자치 영역을 왜 법안으로 제어하려고 하느냐'는 여러 가지 우려도 있었지만 힘이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여당에서 자체적으로 성안할 법안과 관련해 "그에 따른 후속조치 법안도 마련돼 있다"며 "앞으로 우리 중소기업이 영속적 기업이 되기 위해선 제도의 틀이 잘 갖춰져야 한다. 이 법안이 성안됨으로써 앞으로 중소기업인들께서 앞으로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하실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추진했지만 못했던 법안들이다. 이제 윤석열 정부에서 가시적으로 성과 낼 수 있는 좋은 법안이 됐다"며 "여러분 힘 많이 얹어주시고, 우리 중소기업여러분들 힘내시기 바란다. 저희 당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영(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영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연합뉴스>
이영(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관련 민·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영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연합뉴스>
정부 측에서 참석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기부는 현장 목소리를 담아 실제 운용 가능한 법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단 걸 안다. 기업들이 호응할 수 있는 법 만들고 실천이 더해져야 현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지난 7월 초안을 마련한 이후 업계·전문가·관계부처를 만나서 상당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또 납품단가연동제 시범운영을 통해 실제로 체결된 344건의 특별약정서의 데이터를 분석해 법안 마련에도 참고했다"고 법안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중기부는 실효성 확보를 위해 탈법행위 및 위탁 임의취소 금지, 탈법행위에 대한 과태료 신설, 분쟁조정권한 명시 등의 규정도 담았다. 위탁기업 탈법행위 등 법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중기부가 조치할 수 있는 다양한 제재도 부과했다"며 "중기부는 국회·업계와 협력해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의 연내 입법화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위한 발걸음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선진국에선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계약시스템으로 납품단가를 인상하는데, 우리나라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반영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소급적용도 해주지 않아 중소기업이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불합리한 점이 많았다"며 "이런 관행이 2008년 MB(이명박) 정부부터 문제가 돼서 동반성장위원회도 만들고 협동조합과 중앙회에 '납품단가 조정권'도 부여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는 그동안 잘못됐던 거래질서를 바로잡자는 것으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거래관행에 대한 경제계의 자성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삼성전자의 원자재값이 급등하면 사급으로 원자재 공급하는 경우도 있고, 현대자동차는 비철금속을 대상으로 연동제를 잘 실시하고도 있다"며 "이렇게 모범적인 대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여전히 연동제를 안하고 있어 법제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소·대기업들의 36%가 수탁기업이고 근로자 41.5%가 수탁기업에서 종사하고 있어 납품단가 제값받기는 근로자 임금 인상과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과 국민 10명 중 9명이 연동제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고 여야도 합의한 사항인 만큼 조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야당도 당론으로 발의한 만큼 여야 협치를 통해 납품단가연동제가 조속히 입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날 협의회에는 여당 측 주 원내대표·성 의장·장동혁 원내대변인과 권명호 의원 등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위원들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이 장관을 비롯한 중기부 관계자들, 윤수현 부위원장 등 공정거래위 관계자들,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이 자리했다. 민간단체에선 중기중앙회 김 회장 외에도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회장,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 회장, 석용찬 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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