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사무실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검찰관계자들이 도착한 가운데 철제셔터가 내려져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사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지 하루만이다.
정 실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한테서 직무와 관련해 총 1억4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부패방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9일 오전 정 실장의 자택을 5시간여 동안 압수수색해 아파트 내부와 최근 두 달 치 지하주차장 CCTV 영상, 차량 출입 내역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근무하는 여의도 민주당사 내 당대표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당직자들과 당사 입구에서 4시간가량 대치를 하다가 압수수색에 착수했으나, 정 실장이 사용한 컴퓨터는 발견되지 못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한 2014년 지방선거 무렵 5000만원,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이던 2019년 3000만원을 정 실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확보했다. 이 뒷돈은 정 실장이 먼저 요구했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정 실장은 2020년 유 전 본부장 등이 설립한 다시마 비료업체 유원홀딩스의 사업과 관련해 경기도농업기술원에 편의를 부탁한다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2013~2014년에는 명절 떡값으로 1000만원씩 세 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정 실장이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며 업무상 알게 된 개발 정보를 남 변호사 등 민간사업자에게 흘려 이들이 거액의 개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대가로 남 변호사 등에게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또한 부패방지법 혐의와 관련, 정 실장을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공범으로 봤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런 혐의 외에도 대장동 사업 보통주 지분 중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지분 절반인 24.5%를 정 실장과 김용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이 '공동 소유'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 실장이 지난해 9월 29일 검찰의 유 전 본부장 압수수색 직전 그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의혹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주일도 안 된 휴대폰 버리라고 XX해가지고, 내가 휴대폰 버렸다가 난리가 나고"라며 정 실장의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졌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유동규 씨가 저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정 실장은 이 대표가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처음 인연을 맺었고, 성남시 정책실장과 경기도 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는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재명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정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후 이 대표가 최측근인 김 부원장, 정 실장의 금품 수수와 직간접으로 연루됐는지와 이를 사후에 인지했는지, 불법 선거자금을 사용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기자 y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