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시대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김진원 옮김/부키 펴냄
책은 1969년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때까지 약 40년 동안 미국과 영국은 물론 아시아와 남미 국가들의 경제정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자, 즉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에 뭇매를 가한다. 감세와 규제축소, 긴축정책은 부의 집중, 환경파괴, 사회복지 약화를 낳았고 그 책임은 정치인 뒤에서 그들을 조정한 이른바 이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에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들로 밀턴 프리드먼, 조지 스티글러, 아론 디렉터, 아서 래퍼, 월터 오이, 로버트 루카스 등 시카고학파 경제학자들을 지목한다. 저자에 의해 불려나온 이들은 처절하게 까발려진다.
저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들 탈규제 시장 만능주의자들에 의해 잘못 훈육된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시장을 방종케 만듦으로써 일어났다고 질타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는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실패'로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장의 규칙 파괴와 경쟁 배제 행위에 대한 현대 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의 시각은 그 상대편 학자들에 비해 더 철저하면 철저했지 모호하지 않았다. 자유주의 경제학자의 비조 하이에크조차 규칙제정이야말로 정부의 존재 이유라고 하지 않았나. 물론 프리드먼과 디렉터, 래퍼 등이 활동했던 1970·1980년대 미국에서 반독점법을 느슨하게 적용토록 한 원죄는 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자들의 전횡의 소치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어폐가 있다.
책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발흥에서부터 수축기로 접어드는 현재까지의 과정을 눈에 선할 정도로 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주요 경제정책의 이론을 제공한 데 대한 유산과 한계를 본격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갈등 등 새로운 정책적 과제 앞에서 과연 1969년 이전의 케인지안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저자 자신도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프리드먼을 위시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결코 역사의 죄인이 아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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