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진 서울 용산구의 경찰서, 구청, 소방서의 기관장이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본격적인 수사를 받게 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7일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61) 용산구청장,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참사에 1차 책임이 있는 이들 지역 기관장뿐만 아니라 경찰 지휘부와 서울시·행정안전부 등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후 50분 뒤에서야 현장에 도착하고, 서울경찰청장 등 지휘부에 보고를 지연한 데 대해 직무유기 혐의가 추가됐다.

최 소방서장의 경우 참사 발생 당시 경찰과 공동대응 요청을 주고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이 경찰에 포착됐다. 특수본은 119 신고에 대한 조치와 구조 활동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보고, 참사 당일 실제 근무 내용 등을 분석해 최 소방서장의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박 구청장에 대해선 이태원 일대 인파 밀집을 제대로 예측하고 유관기관 협의 등 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참사 당일인 10월29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50) 총경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류 총경은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을 이탈, 참사 사실을 지휘부에 제때 보고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경찰 지휘부가 늑장 대응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특수본은 보고 있다.

또한 참사 당일 류 총경과 함께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에서 근무하면서 사고 발생을 보고한 서울경찰청 상황3팀장을 조만간 소환키로 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법령상 책무와 역할에 대해서도 법리적 검토 중"이라고 말해 '윗선' 수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특수본은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 역시 사전대비와 사고 당시 조치를 적절히 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용산경찰서의 핼러윈 축제 관련 정보보고 문건이 참사 이후 삭제됐고, 이 과정에서 증거인멸과 회유가 이뤄진 정황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용산서 정보관들은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다수 작성했다. 참사 이후 용산서 정보과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작성된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수본은 이날까지 각종 매뉴얼 등 현물 611점과 녹취파일 등 전자정보 6521점, 휴대전화 2대 등 총 7134점을 압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2일 서울 용산경찰서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관계자가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에 수사 인력을 보내 참사 당일 112 신고 관련 자료와 핼러윈 경비 계획 문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용산경찰서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관계자가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에 수사 인력을 보내 참사 당일 112 신고 관련 자료와 핼러윈 경비 계획 문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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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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