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현장 주변 추모 발길 이어져
"직접 와 보니 더 안타깝다" 눈물
상점들 애도 푯말 붙이고 문닫아
분향소 옆엔 시민 심리 상담소도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더 이상 이런 슬픈 소식을 안 들었으면 합니다. 뭐라 할 말이 없네요."

31일 본지 기자가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참사로 인해 무거운 분위기였다. 이태원을 가로지르는 대로는 차량이 통제됐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는 작은 추모공간도 마련됐다. 소주와 조화를 든 젊은이들이 분향소를 찾아 참사를 당한 이들의 넋을 기렸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만난 대학생 방모(22세·남) 씨는 "참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남 일이 아닌 것 같아 분향소를 찾았다. 화면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사고현장에 와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더 커졌다. 슬프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태원 해밀톤호텔 골목길은 지난 29일 사고 당시 그대로였다. 길가에는 쓰레기와 핼러윈 장식 등이 널부러진채였다. 폴리스라인 너머로 합동감식반 10여 명이 사고 현장에 들어가는 장면을 길 건너 시민들은 묵묵하게 지켜봤다.

이태원에서 40년 넘게 구두방을 운영해 온 김모(65세·남) 씨는 "사고가 난 당일은 사람이 몰릴 것 같아 일을 일찍 끝내고 집에 들어갔다"며 "밤 늦게 사고가 났단 소식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나직이 말했다. 그는 "구두 좀 고쳐달라고 맡겨 놓은 젊은이도 있었는데, 사고 이후 안 와서 걱정된다"며 "43년동안 여기를 지켰는데, 이런 큰 사고는 처음이다.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허망해했다.

상점가는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문 닫은 가게 입구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푯말이 붙었다. 그나마 문을 연 가게들도 간단히 정리만 하고 내일부터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곳이 많았다.

잡화가게를 운영하는 박모(70대·여) 씨는 "분향소 다녀오는 김에 정리하려고 가게 문 잠깐 열었다"며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갔는데 안타깝다. 뉴스로 소식 접하고는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사람이 허망하게 갔는데, 애도하는 마음 말고 뭐가 있겠느냐, 할 말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충격이 큰 시민들을 위한 활동도 전개됐다. 녹사평역에 마련된 분향소 바로 옆에는 서울시통합심리지원단의 재난심리지원 현장상담소가 운영되고 있다. 인근 상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대한적십자사의 심리회복 지원활동도 이뤄졌다. 한 관계자는 "상담 신청자가 원하면 대면상담도 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사망한 154명의 신원 확인이 최종 완료됐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상자들에 대한 혐오발언이나 자극적인 사고 장면 공유를 자제해달라"며 "이제는 장례 절차 등 후속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김동준·정석준기자 blaams@dt.co.kr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인근 상점들이 문을 닫은 모습. 가게 입구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월5일 애도기간까지 휴점 합니다'라고 쓰인 푯말이 붙어 있다. 김동준기자 blaams@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인근 상점들이 문을 닫은 모습. 가게 입구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월5일 애도기간까지 휴점 합니다'라고 쓰인 푯말이 붙어 있다. 김동준기자 blaams@
31일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합동감식반이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사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김동준기자 blaams@
31일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합동감식반이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사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김동준기자 bla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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