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개장 전·장 마감 후 공개
거래소 "불공정거래 가능성 커"

상장 기업이 실적 등 중요 공시를 증시 개장 전이나 장 마감 후에 발표하는 형태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 실적 발표가 장중에 공시되는 경우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관련 정보를 즉각 알기어려운 개인투자자 등에게 상대적 불이익을 줄 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뉴욕증시의 경우 실적 공시는 개장 전이나 장 마감 후 해야 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행 규정상 주요 공시는 공식적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상당수의 기업이 주식거래가 이뤄지는 장중(오전 9시~오후 3시)에 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이날만 해도 효성ITX, GS건설, 현대일렉트릭, 삼성전기,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장중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잠정)실적이나 실적 전망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3.5%대 상승 마감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현대일렉트릭도 5.75% 급등했다.

호재의 경우 장중, 악재는 장 마감 후 공시하는 경우가 많다. HMM은 실적이 좋아지자 지난해 3분기 오후 2시에 실적 발표를 단행했다. 적자를 지속해오던 그전 10년간은 장 마감 후 공시를 했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장중 중요 공시는 주가의 급락이나 급등 같은 큰 변동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최근 같이 금융환경이 전반적으로 어려울수록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장중 주가 추이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전업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의 경우 공시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정보에 대한 평등한 접근성 측면에서 의문점이 생긴다. 공시제도의 4대 요건인 △신속성 △정확성 △이해의 용이성 △정보전달의 공평성 중 '공평성'이 저해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를 악용하는 불공정 거래도 있을 수 있다. 가령 호재성 공시가 나기 전에 미리 주식을 매수했다가 공시 후 이른바 '물량털기'에 나서는 식이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장 시작 전이나 장 마감 후에 실적 등 중요 공시를 하고 있다. 실적 외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들도 통상 장 마감 후 발표하는 관행이 지켜지고 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장중 실적 공시를 막는 경우 미공개 정보 유출로 인한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공시의 원칙상 '상황 발생 즉시 보고'가 기본 가이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시사항이 발생한 즉시 공시되게 해 내부자 거래의 여지를 차단할 수 있는 다른 주요 공시와 달리 실적 공시의 경우 이미 회계 담당자 등 조직 내부에서부터 정보 유출이 가능한 사안인 만큼 적시성 측면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중 공시를 금지하는 방안은 예전부터 지적되던 문제인 만큼 당시 내부에서도 검토한 바 있으나 장중 공시를 막는 경우에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실적의 경우 기업에서 공시하지 않아도 언론에서 먼저 다루는 경우 변동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면서 "정보 불균형의 측면에서 장중 공시를 막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또다른 정보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하연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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