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외 순방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를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시정연설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해 윤 대통령이 사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검찰이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착수한 뒤 긴급 의총을 열고 "검찰의 압수수색이 야당 탄압이고, 윤 대통령의 지난달 말 해외 순방 당시 불거진 비속어 논란이 야당을 겨냥했던 것"이라며 이에 사과하지 않으면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혀왔다.

김 의장은 국민의힘 지도부에도 비속어 논란 직후부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설득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단순한 말실수고 해프닝일 수 있는데 대통령을 설득해 문제를 정리하고 털고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은 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국민발언대 -가계부채와 고금리 편'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회와 야당 국회의원을 향해 '이 XX들' 등 막말을 한 것에 대해 민주당과 정의당뿐만 아니라 김진표 국회의장마저 시정연설 전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 표명으로 국회를 정상 운영하자고 대통령실과 여권에 거듭 요청했다"며 "그러나 단박에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유감은커녕 '사과할 일 하지 않았다'라는 궤변을 보탰다"며 "대통령의 뻔뻔한 거짓말이 정말 놀랍다"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외교 참사보다 더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잘못을 하고도 절대 인정하지 않고, 사과할 줄도 모르는 대통령의 오만한 태도"라고 직격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ㆍ정의당 지도부 등과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접견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ㆍ정의당 지도부 등과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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