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애경산업, SK케미칼 등이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면서 객관적 근거 없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거짓·광고한 행위에 대해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애경과 SK케미칼에 과징금 총 1억1000만원과 시정명령(재발방지), 공표명령, 광고삭제 요청명령을 내렸다.

과징금은 애경이 7500만원, SK케미칼이 3500만원이다. 검찰 고발 대상은 애경 법인과 안용찬 전 대표, SK케미칼 법인과 김창근·홍지호 전 대표다.

공정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애경은 CMIT/MIT 성분을 포함한 홈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상호 협의로 개발해 2002년(솔잎향)과 2005년(라벤더향)에 출시했다.

애경은 신제품 출시 당시 "인체에 무해한 항균제를 사용한 것이 특징", "인체에 안전한 성분으로 온 가족의 건강을 돕는다" 등의 문구가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이런 내용이 2002년 10월(솔잎향·2건)과 2005년 10월(라벤더 향·3건) 인터넷신문 기사를 통해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됐다.

그러나 당시 해당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하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을 뿐더러 인체 위해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였다. 가습기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안전성 근거로 내세운 서울대 실험보고서에서도 유해 가능성이 확인됐고, SK케미칼이 작성한 물질안전보건자료에는 "흡입·섭취 시 피부점막 및 체세포에 치명적 손상을 준다", "LD50"(공기 중에 0.33㎎/L 상태로 4시간 노출되면 실험용 쥐의 50%가 사망한다는 의미)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가습기메이트는 영국 전문기관 헌팅턴 라이프에서 원료물질의 저독성을 인정받았다고 광고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환경청(EPA) 자료 등에서도 CMIT/MIT 성분은 급성독성이 상당히 높고 특히 피부 및 안구 자극성이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 가습기메이트를 사용한 소비자 다수가 폐 질환 등 인체 피해를 겪었다. 공정위 측은 "광고에서 주장하는 사실에 관한 사항에 대한 입증 책임은 사업자에게 있다"며 "애경과 SK케미칼이 객관적·합리적 근거 없이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애경과 SK케미칼에 관련 매출액의 2%(표시광고법상 과징금 한도)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되, 2018년 애경 등을 제재할 때 이번 사건을 병합 심사했다면 과징금이 감경됐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과징금을 10% 감경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2년 PHMG/PGH 성분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판매한 옥시 등을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제재했으나, CMIT/MIT 성분 제품을 판매한 애경 등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인체 유해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2016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부당 광고 혐의로 신고했을 때는 신문 지면 광고와 인터넷 기사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신문 광고는 1999년 판매가 종료된 제품에 관한 것이고, 인터넷 기사는 광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홈페이지 광고 등에 대해서도 '인체 위해성 연구·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결론 없이 심의를 종료했으나, 이 부분은 환경부가 인체 위해성을 인정한 뒤 재조사해 2018년 2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제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공정위가 인터넷 기사 3건에 대해 심의하지 않은 것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심의 절차까지 나아갔더라면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부과됐을 가능성이 있고 고발, 형사처벌도 이뤄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런 헌재 판단이 나온 뒤에야 재조사에 착수해 이달 7일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상정했다. 이 사건 처분시효 및 공소시효가 이달 30일 만료된다고 보고 속전속결로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남동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결과적으로 사건 처리가 상당히 늦어졌다"며 "헌재가 결정한 취지 정도의 조금 더 적극적인 판단이 부족했던 것은 저희도 아프게 생각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조금 더 엄정하게 심사했다"고 말했다.강민성기자 kms@dt.co.kr
인터넷신문 기사 주요 문구<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인터넷신문 기사 주요 문구<자료: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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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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