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올 하반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같은 일본계 경쟁사인 도요타의 절반도 못 판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판매 중인 모델 모두 출시된 지 2년 내외로 신차 효과가 희석된 데다, 모델 변경없이 가격만 올리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혼다는 국내서 올 하반기 938대를 팔아 작년 동기보다 30.9% 감소했다. 혼다는 올 상반기 1602대를 팔아 작년보다 5.0% 줄었지만, 하반기 들어 감소폭이 대폭 커졌다.
도요타의 경우 올 상반기 2863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11.0% 줄었지만, 3분기 판매량은 2007대로 지난해보다 25.9% 늘어 혼다의 두 배 이상을 팔았다. 올 3분기 수입차 전체 판매량도 작년 동기보다 3.4% 증가해 혼다의 부진이 부각됐다.
혼다는 현재 4개 차종을 판매 중으로, 신차 부재에 가격 인상이 겹치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주력인 세단 모델 어코드는 2020년 10월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고,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작년 1월 출시됐다. SUV 모델인 CR-V은 작년 1월, 미니밴인 오딧세이는 지난해 2월 부분변경 모델이 각각 출시됐다. 또 대형 SUV인 파일럿은 2018년 국내 출시 후 2020년 11월에 연식변경이 이뤄진 후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상태다.
혼다는 이처럼 모델 변경이 없었음에도 가격만 올렸다. 오딧세이의 경우 작년 2월 부분변경 모델 출시 당시 5790만원에서 현재는 5970만원으로 180만원 올렸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작년 1월 출시 당시 4570만원에서 현재 4650만원으로 80만원, CR-V는 하리브리드는 투어링 모델은 4770만원에서 4580만원으로 90만원 가량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혼다는 작년 연간 판매량이 4355대로 전년보다 42.5% 늘어 같은 기간 4.7% 증가한 도요타(6441대)를 추격했다. 그러나 신차 효과가 2년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도요타와의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이 서서히 완화되면서 판매량도 느는 추세다. 내수 시장도 수입차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판매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혼다코리아는 내년 일부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노 재팬'을 딛고 국내 시장에서 반등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내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예정인 모델들이 있어 올 하반기에는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도체 공급난, 원자재값 상승, 물류 운임 인상 등 여러 요인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수입차 브랜드 전반적으로 가격이 다 올랐는데 자사는 국내 시장 상황 고려해 우선 최소한의 인상분만 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