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논설위원
중국 최고 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진핑(習近平) 집권 3기가 막을 올렸다. 지난 23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기자회견이 열려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최고 지도부 면면이 공개됐다.

시진핑 총서기는 회견장에 선두로 입장했고, 그 뒤를 따라 리창(李强·63)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자오러지(趙樂際·65) 당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왕후닝(67)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蔡奇·67)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60) 중앙판공처 주임, 리시(李希·66) 광둥(廣東)성 서기가 차례로 연단에 들어섰다.

입장 순서가 서열이란 점을 감안하면 리창은 국무원 총리(2위), 자오러지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3위), 왕후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4위), 차이치는 중앙서기처 서기(5위), 딩쉐샹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6위), 리시는 국무원 부총리(7위)가 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汪洋) 정협 주석, 한정(韓正) 부총리 등 기존 권력서열 2, 3, 4, 7위는 퇴진했다. 4명이 최고 지도부에서 물러난 대신 시진핑 외에 기존 멤버인 왕후닝과 자오러지는 유임됐다. 두 사람은 대표적인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측근 그룹)이다. 새로운 인물로 리창, 차이치, 딩쉐샹, 리시가 진입했다.

이로써 상무위는 모두 시 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장쩌민((江澤民)의 상하이방,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은 최고 지도부에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의 계파정치는 막을 내렸고. 형식적으로나마 유지됐던 집단지도체제는 무너졌다.

더욱이 이번에도 후계 구도는 짜이지 않았다.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시 주석의 뚜렷한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아 앞으로 5년 후 시 주석의 4연임 가능성까지 커졌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장기집권의 마지막 단추를 끼운 셈이다. 강력한 권력기반은 구축됐고 1인 지배체제는 완성됐다. 이를 보면 앞으로 시진핑 1인 통치체제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3기 시진핑 시대, 중국이 어디로 향할지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렇게 '원톱·원팀'이 구성되면서 14억 중국은 시 주석의 구상대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의 2기보다 더욱 강경하고 집중된 통치 조건을 갖춘 시진핑 3기 시대의 출범은 지구촌 전체에 강력한 파급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당장 예상되는 움직임은 국가 핵심이익에 물러섬이 없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노선의 강화다. 앞으로 미중 관계의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반면, 러시아·북한 등 우방과의 전략적 공조는 긴밀해질 것이다.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정세는 엄준해질 것이다. 이는 중국의 대만 공격 위협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교정책 측면에서 더욱 공격적인 중국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공동부유'(共同富裕)를 통한 분배 강화 드라이브와 '국진민퇴'(國進民退, 국영기업 강화 및 민간기업 통제 강화) 기조는 가속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들을 압박해 중국의 성장을 방해할 것으로 우려된다. 시 주석은 오는 2035년까지 중국의 경제 규모를 2배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선 매년 5% 가까운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정부 통제가 강화되고, '제로 코로나' 정책까지 고려하면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 기업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진핑 '1인 천하' 시대가 열렸다. 우리로선 치밀한 대중(對中) 외교·경제전략 마련이 화급해졌다. 보다 세밀하고 전략적인 대중 접근을 통해 위기는 줄이고 기회는 살려야 한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시진핑 3기 중국과 어떻게 협력하고 공존해 나갈지를 심사숙고해야할 때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는 한중 정상회담을 가급적 빨리 개최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 정세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미중의 틈바구니 속에서 대한민국의 활로를 찾아야 할 시험대가 펼쳐졌다. 윤석열 정부의 통찰력과 혜안을 기대해 본다.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영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