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단일대오 투쟁" 촉구에
일각선 檢 직접수사 가시화 우려
친명계·반명계 싸움 본격화될듯

검찰의 칼날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하면서 이대표 체체가 삐걱 거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방탄체제를 구축했지만, 일각의 '퇴진론'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이 대표 중심의 단일 대오가 흔들리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반명(반이재명)계의 헤게모니 싸움이 본격화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25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야당탄압'으로 규정하며 투쟁을 위한 단합을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야당 당사를 국정감사 중에 침탈한 것은 유례가 없다"며 "우리 당이 국민을 대신해 전하는 엄중한 경고를 윤 대통령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단일대오에 의한 투쟁을 촉구했다.

검찰이 지난 24일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직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도 단합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비명계인 이병훈 의원은 "당이 정권에 맞서 전쟁 중인데 분열돼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에 대한 퇴진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해영 전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그 지향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듭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앞서 22일에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님,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쓰며 공개적으로 이 대표 퇴진을 주장했다. 물밑에선 만에 하나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 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의 진술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다면 이 대표와 결별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이 대표 책임론이 원심력으로 작용해 권력구도 재편을 위한 당내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과 범문계 의원들은 최근 이 대표를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이 대표의 당권 도전을 반대했던 설훈 의원은 최근 "이런 사태(사법리스크 현실화)를 예견했다"고 지적했다. 전재수 의원은 앞서 이 대표가 현대중공업 등 2억원대 방산 관련 주식을 보유해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저격했다.

고상진 ㈜데이터정경연구원 연구실장은 "친명계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 책임론이 거세게 일 수 있다"며 "특히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시화 될 경우 권력을 지키려는 친명계와 권력을 쟁취하려는 반명계가 치열한 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고 실장은 "반명계 입장에선 구심점이 없다는 고민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친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수감 중이고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와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미국에서 당장 귀국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계의 한 의원은 "당이 위급한 상황에서 계파 결집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당장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을 아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도착을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도착을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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